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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수비체질개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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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1-14 22:50:28

롯데 자이언츠의 오랜 전통이라고 한다면 역시 '수비 못하는 팀'이라는 수식어일텐데요.. 사실 크게보면 '야구 못하는 팀'의 대명사이기도 했지만 그 중에서도 수비와 작전수행능력이 롯데와는 가장 거리가 먼 단어들이었죠.. 야구에서는 삼진아웃을 제외한 모든 아웃카운트를 수비를 통해서 확보해야 되고 한 경기에서 승리까지는 강우콜드와 연장승부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보통 27개의 아웃카운트를 필요로 하는데 잡기 힘든 것을 잡아주면 상당히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반면에 잡을 수 있는 것을 못잡으면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타격, 투구와 함께 야구의 3요소라고도 할만하죠..

 

우선 얼마 전 인터뷰에서 성민규 단장은 홈구장인 사직 그라운드 내야 자체의 재정비를 언급한 바 있는데 사실 사직야구장은 옛부터 타구속도가 일정하지 못하고 불규칙바운드가 많이 발생하여 타 구단 내야수들도 수비하기 어려운 구장으로 손꼽는 곳이죠.. 현재 KBO 리그에서 수비를 가장 잘하는 유격수로 평가받는 오지환 역시도 사직에만 오면 한 시즌에 한두번은 수비로 꼭 사고를 치곤 할 정도이니.. 다만 성 단장이 이야기한 내용 중 땅을 다지거나 흙과 잔디를 교체하는 안은 이전에도 시도했던 바가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쓴다는 고급 흙을 큰 돈을 들여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와 깐 적도 있고 했었는데 효과를 보지 못했죠.. 사직 내야의 지반 자체가 야구장 내야로 쓰기 적절치 않은게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롯데 구단에서도 나름 여러 시도를 해보았지만 효과를 본 것이 딱히 없었죠.

 

다만 한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는 인조잔디의 도입 검토인데 사실 사직은 2000년대 중반까지 인조잔디가 깔려있던 구장입니다. 그런데 당시의 인조잔디는 천연잔디에 비해 거친데다 열을 받으면 대단히 뜨거워지는 등의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의 부상을 유발할 우려가 있었죠. 특히 베이스런닝 시 슬라이딩을 하기가 상당히 힘들었고.. 그래서 천연잔디로 교체해야 된다는 여론이 꾸준히 있었고, 또 정수근도 언론 등을 통해 도루하기가 힘드니 천연잔디로 바꿔달라고 계속 요청하고 그러면서 롯데가 2005년에 탈꼴지하고 야구열기가 다시금 올라오기 시작하는 틈에 구단과 시에서 힘을 합쳐 천연잔디로 전면 교체한 뒤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죠..

 

다만 근래에는 인조잔디 제조기술이 매우 발전해 과거의 단점들이 많이 개선되었고, 덕분에 메이저리그의 개방형 구장 중에서도 다시금 인조잔디를 까는 곳이 생기고 있다고 하는데요..  아마 성 단장 역시도 이러한 점에 주목해 인조잔디의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실제 인조잔디로의 교체가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지만 만약 실행된다면 수비개선의 한 요소가 될 수 있을지 매우 흥미로운 부분이죠..

 

또 포지션 경쟁 구도 역시 요동치고 있는데 우선 얼마 전 FA 계약을 한 전준우가 풀타임 1루수로 전향할 예정이죠. 전준우는 아마추어 시절 3루수 출신으로 롯데에 입단한 뒤에도 2군에서 3루수로 육성하던 선수였지만 적응에 애를 먹었고 다만 전준우의 타격재능과 운동능력을 눈여겨 본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외야수로서 전향시켜 재능을 만개시킨 케이스죠.. 뒤이어 2011년에 양승호 감독이 전임감독 색채지우기의 성격으로 전준우를 재차 3루수로 원복시켜 운용하였으나 3루수비가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었고, 덕분에 한 달도 안되어 중견수로 다시 돌아가 지금까지 외야수로서 커리어를 이어왔죠.

 

다만 전준우의 외야수비는 현 시점에서 아직 정립되지 않은 KBO의 수비기록으로 봐도 리그 전체 외야수 중 최하위 수준이고, 또 팬들이 봐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느껴질 만큼 팀에 오히려 많은 손해를 안기고 있던 상황.. 사실 전준우는 전형적인 운동능력으로 외야수비를 하던 선수인데 이런 선수는 전성기를 지나고 운동능력이 하락하는 에이징커브가 찾아오면 수비력 하락이 상당히 극심하게 찾아오죠.

 

외야수비 역시도 사실은 재능의 영역인데 타구의 방향을 보고서야 발과 눈으로 쫒아가서 처리하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타구음만 듣고 본능적으로 낙하점을 포착할 수 있는 선수도 있는데 전준우는 전형적인 전자의 케이스이고 후자는 대표적으로 LG 레전드인 이병규가 있죠.. 이벙규는 현역시절 겉보기에 수비를 설렁설렁 하는 것처럼 보여 마치 동네슈퍼에 라면사러 나가는 것처럼 수비를 한다며 라뱅이라는 별명이 있었는데요.. 사실 그렇게 보이는 이유는 이병규가 타구음만 듣고 낙구지점을 여유있게 찾아갈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었죠.. 이런 선수들은 소위 말하는 '호수프레'의 비중은 낮지만 외야수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볼 수 있는 첫 발 스타트가 매우 빨라 그 만큼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낼 수 있고 또 운동능력으로 하는 선수에 비해 스프린트를 해야되는 빈도가 적기 때문에 체력세이브 효과도 크고 여러모로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죠..

 

아무튼 전준우는 올 해부터 잘 될 경우 풀타임 1루수로, 좀 어려움을 겪더라도 시즌의 2/3 정도는 1루수로 수비를 해줘야 되는 상황인데 그래도 아마추어 시절까지는 내야수 출신이었기 때문에 아예 외야수비만 해왔던 선수보다는 적응이 수월할 여지는 분명히 있죠. 전준우가 3루수를 보던 시절의 기본적인 문제는 포구를 한 뒤 송구로 이어가는 동작이 상당히 매끄럽지 못하다는 것이었는데 1루수도 송구를 해야 될 상황이 제법 발생은 하지만 3루수에 비해서는 송구부담이 훨씬 덜한 것은 사실이고 기본적으로는 포구에 중점을 두는 포지션이기 때문에 또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볼 수 있죠.. 아마 구단 측과 성 단장도 그러한 측면에서 전준우의 1루 컨버전을 FA 계약의 중요한 조건으로서 내건 것으로 보여지네요.

 

또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안치홍이 새로운 2루수로서 합류했는데 사실 이 선수 수비에서는 한창 때도 리그 평균 약간 아래라는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고 작년에는 아주 심각하다는 평가였죠. 다만 아직 나이가 한창 때인 선수이고 또 작년의 수비문제가 벌크업 실패와 잔부상 휴유증이 겹친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어 본인도 체중감량 등으로 과거의 몸으로 되돌리고 있고, 또 구단에서도 금번에 도입한 메이저리그식 몸관리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안치홍을 적극 돕겠다는 입장.. 이러한 변화를 통해 수비가 어느정도 개선만 된다면 공격능력은 검증된 선수인 만큼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성 단장의 입장이었죠.

 

3루에는 신본기가 배치되는 것이 가장 안전하죠. 사실 이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에는 '기본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수비안정감 측면에서 아주 평가가 높았던 선수인데 그러나 프로와서는 수비에서 생각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죠. 제가 볼 때 그 원인으로서는 이 선수 사실 몸이 꽤나 뻣뻣하다고 느껴지는 선수인데 타격에서도 많이 개선되었지만 한 때 머리, 상체, 하체가 따로 노는 3단분리스윙을 하던 전력이 있고.. 내야수비 역시도 타격이나 투구보다는 노력으로 개선이 더 용이할지 몰라도 기본적으로는 재능의 영역이라 유연성과 어깨라는 툴을 가지고 부드러운 풋워크와 송구능력 등을 갖춘 선수가 잘할 수 밖에 없는데 아무래도 신본기는 소프트웨어는 되는데 하드웨어가 아쉬운 전형적인 케이스가 아닌가.. 그래서 유격수로서는 아무래도 프로에서 부침이 있었지만 전문 3루수로는 그래도 수비는 믿고 맏길만하지 않겠느냐..

 

다만 문제는 이 선수 타격이 탱탱볼 시절 OPS 8할을 기록한 전력도 있지만은 아무래도 탱탱볼 시대가 끝난 현 상황에서는 맥시멈으로도 7할 초반 이상의 OPS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래서 더 젋고 타격재능이 있다고 평가되는 한동희나 김민수에 기대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데 이 선수들은 아무래도 신본기에 비해 수비에 의문부호가 있는 선수들이죠. 그나마 김민수는 작년 시즌 막판에 잠시 1군뛸 때 수비가 제법 괜찮기는 했지만.. 결국 1루, 2루, 3루 모두에 의문부호가 붙을 수 있다는 것인데 그렇게 때문에 용병유격수 마차도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죠.

 

롯데는 이미 2017년도에 용병 2루수 앤디 번즈를 통해서 메이저리그급 내야수비수 한 명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니는지 몸소 경험한 바 있는데 마차도 역시 빠따는 전혀 기대하기 힘듬에도 수비실력 하나로, 것도 유격수 포지션에서 메이저리그에서 꽤 오래 버틴 선수죠. 실제 성 단장도 OPS .750만 해줘도 괜찮다고 할 정도로 타격기대치는 크지 않은데 대신 수비에서는 정말 확실한 영향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죠. 수비에 리스크가 있는 안치홍을 과감하게 2루수 포지션을 보장하면서 계약한 것도 마차도의 존재때문일 것이고.. 만약 마차도가 흔들리면 롯데의 내야수비 전체에 큰 균열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메이저리그에서도 검증된 수비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럴 가능성은 크지는 않다고 볼 수 있죠.

 

외야에서도 자리 이동이 있을 전망인데 기존에 민병헌이 2년 간 맡아주던 중견수 포지션을 이제는 강로한과 고승민이 번갈아가며 맡을 계획에 있죠. 두 선수 공통점으로는 젋고 운동능력이 좋다는 점인데 굳이 코너외야가 아닌 센터를 맏기는 이유는 아무래도 외야경험이 없는 선수는 되려 코너보다는 중견수가 편한 것이 보통 공이 똑바로 오기 때문.. 코너는 회전을 먹으며 오는 타구가 많아 외야경험이 많지 않으면 애를 먹는 경우가 있죠. 또 두 선수가 빠른 발과 운동능력으로 넓은 커버리지를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견수 포지션이 적합하고..

 

또 성 단장 이야기로는 민병헌이 좌익수로 가고 손아섭은 우익수로 계속 가려는 것 같은데 사실 팬들의 여론은 그 반대죠. 수비가 아주 안정된 민병헌이 우익수에 가고 손아섭은 좌익수 자리에서 부담을 더는 것.. 손아섭 역시도 앞서 언급한 전준우 스타일의 외야수인데 다만 이 선수 프로 초창기에는 외야수비가 그야말로 못봐줄 수준이었다가 2011년도에 조원우 외야수비코치를 만나며 일취월장, 선천적인 재능은 없지만 자신만의 방법으로 외야수비를 해내던 선수죠. 빠른 발을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또 유난히 다이빙캐치 등 아슬아슬한 수비의 성공빈도가 높은 선수인데 그 만큼 높은 집중력을 가지고 포구를 했다는 것..

 

그러나 작년에 보면 유난히 아슬아슬한 수비를 실패하는 빈도가 매우 늘었고 그 것은 일반적인 안타에 비해 1~2개의 베이스를 더 허용하기 때문에 그 위험부담이 대단히 높죠. 다만 성 단장은 작년의 수비불안이 일시적인 것이었고, 또 특유의 강견을 포기하기는 아깝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또 선수 본인이 우익수 포지션에 대한 애착이 제법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 프랜차이즈 예우 차원도 어느정도 있지 않을까 싶고.. 사실 민병헌 역시 제법 강견에 속하고 전반적인 수비실력이 손아섭보다 확실히 한수위라고 평가되기는 합니다만.. 고질적인 체력문제가 있어 여름 이후에 항상 성적이 하락세를 타던 선수라 좌익수 포지션에서 부담감을 줄여주려는 생각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포수 포지션에서의 수비인데 작년 롯데포수진은 타격도 심각했지만 수비에서 기본적인 블로킹부터가 완전히 연쇄적으로 무너졌죠. 수비에서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 수준이었다는 것.. 이번에 새롭게 합류한 지성준도 수비발전속도는 빠르다는 평가지만 아직 한 시즌을 주전으로 믿고 맡기기에는 불안한 감이 있어 관리를 잘 해줄 필요가 있죠. 또 나종덕은 2군에서 다시금 다듬는다는 것이 계획이고 1군백업으로는 작년 시즌 막바지에 기회를 받아 수비에서 괜찮은 평가를 받은 1999년생 신인포수 정보근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모양새인데 역시 1군경험이 거의 없는 어린 선수.. 그래서인지 김태군의 영입 또는 사인앤트레이드 가능성이 계속 언론을 통해서도 언급은 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본다면 아무튼 지성준과 정보근, 김준태를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고 올 시즌을 준비하고 또 치르는 과정에서 현재 함께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출신 인스트럭터와 행크 콩거 1군 배터리코치 등이 신경을 많이 써주는 수 밖에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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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14 23:31:28

신본기는 자칫 잘못하면 차세대 문규현이 될 느낌이네요... 빠따를 보면 주전으로 쓰면 안되는데 다른 선수들의 수비가 너무 폐급이라 쓸 수 밖에 없는

OP
Updated at 2020-01-15 09:21:27

그래도 공수양면에서 여러모로 문규현보다는 낫다고 보는데 그래도 주전보다는 준주전이나 백업으로 있을 때 팀으로서는 더 좋은 선수죠..

2020-01-14 23:56:44

롯데도 새 구장 마련해야 하는데 그놈의 정치권이 자꾸 볼모로 잡다보니 요 모양이던가요. 근래 1루수는 포구 능력이 중요한데 전준우가 포구만 잘해줘도 꽤나 쏠쏠하지 않을까 싶네요.

OP
Updated at 2020-01-15 09:25:54

현재로서는 부지가 마땅치 않죠. 그나마 가능성 있었던게 북항재개발부지 중 현 오페라하우스 건축 부지인데 오페라하우스 건축에 1천억원 후원한 롯데 그룹 측에서도 내심 그 쪽에 야구장을 새로 짓기를 원하는 눈치였지만 시에서 오페라하우스를 강하게 밀어붙여서 무산되었고.. 현 상황으로서는 외각에 지을거 아니면 사직야구장 헐고 새로 지으면서 2년 간의 공백기에는 울산에서만 야구를 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죠.. 아니면 애물단지가 된 아시아드를 이용하던지..

2020-01-15 09:31:10

수비로 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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