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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페이스북 글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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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31 12:20:43

현재 순위가 6위면 아직 나쁘지 않다. 그런데 체감적으로 나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초반 5연승의 기운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으니깐.

연승이 끝난 뒤 롯데의 성적은 5승12패다. 같은 기간 SK, 한화와 더불어서 리그에서 가장 나쁜 성적이다.

그래도 두산과의 첫 3연전까지는 좋았다. 1승2패로 밀렸지만, 당시 선발 매치업을 감안하면 선방한 시리즈였다. 2차전 끝내기 승리를 거둔 것도 자신감을 가질만했다.

롯데는 이 시리즈를 포함한 첫 8경기에서 경기당 7.0점을 뽑았다. 팀 타율이 0.307로 2위였고, OPS도 0.866였다. 마차도가 3할을 칠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보니 설령 포수들이 수비에만 치중한다고 해도 타격이 없었다. 전형적으로 잘 풀리는 팀이었다.

문제는 최근 14경기에서 민낯이 드러난 것. 투수들이 5점을 내줘도 이길 것만 같았던 롯데는 최근 14경기 평균 2.6득점에 그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은 4.85로 리그 5위지만, 득점력이 여기에 미치지 못하다보니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다. 팀 타율 0.228는 최하위. 첫 8경기에서 12개를 쳤던 홈런은 최근 14경기 3개만을 더했다. 헐크에서 배너 박사로 변한 것이다.

아침에 롯데 타선이 '빠른 공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3구 이내 타격으로 템포를 빠르게 가져간다는 내용이다. 모든 접근법에는 명과 암이 있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극단적일 경우에는 이 명암이 더 두드러진다.

타격감이 바닥에 떨어진 타선이 공을 덜 보는 것은 과연 효과적인 해결책일까. 공격력이 이토록 안풀리면 급한 쪽은 타자들이다. 투수들이 굳이 심리적으로 밀릴 이유가 없다. 당연히 한복판에 공을 던질 필요도 없다. 를 통해 최근 14경기 투구 비율을 살펴보면, 롯데는 스트라이크 비중이 키움(60.0%)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61.8%). 달리 말해 볼의 비중이 높은 팀이 지금 타석당 투구 수가 가장 적은 것이다. 이 조건이면 테드 윌리엄스가 와도 4할을 장담하기 힘들다.

타선은 연쇄 작용의 영향을 받는다. 한 명이 폭발하면 다른 동료들도 힘을 얻는다. 그러나 지금 롯데는 안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주축타자들의 힘이 빠지면서 나머지 타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어제는 변화를 주는 차원에서 김준태가 5번으로 기용됐다. 최근 두 경기 6타수3안타 2볼넷으로 타격감이 좋아보였기 때문이다. 김준태는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3타수무안타 1볼넷으로 물러났다. 시즌 타율은 0.143가 됐다. 오히려 김준태는 중심타선보다 출루에 초점을 맞추는 타순에 배치됐다면 부담감이 덜했을 것이다.

타격은 사이클이다. 올라갈 때가 있으면 내려갈 때도 있다. 롯데가 시즌 내내 첫 8경기 같은 타격을 보여줄 순 없다. 다만 좋고 나쁨의 간극이 좁아져야 한다. 이 간극을 좁히려면 시행착오를 어떻게 겪는지도 중요하다. 그게 팀의 경쟁력을 높이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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