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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4, 5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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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9-26 21:36:53

시즌 초만 하더라도 이민우와 임기영이 생각보다 좋은 투구를 보여주면서 자리 잡아가나 싶었고 반대로 양현종은 흔들리면서 어색한 모습을 보였는데 지금 이 시점에서는 양현종은 어느 정도 제 궤도를 찾았고, 이민우와 임기영은 내년 시즌 선발 자리를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 됐네요.

가장 심각한 투수는 이민우 입니다. 최근 들어서 잘 던진 경기가 기억이 안 나네요. 그나마 호투했던 경기도 수비 정면으로 가는 강한 타구 덕분에 호투한 경기였고요. 이민우를 왜 시즌 초에 4선발로 구상했는지 그 이유는 알 것 같습니다. 스트라이크존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직구 등을 던질 줄 아는 투수니까요. 문제는 이 공들 중에 타자를 힘겹게 하는 공이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최근에는 컨트롤도 흔들리면서 가운데에 몰리고 높게 들어가는 공이 너무 많고요.

오늘 경기만 하더라도 11일만에 등판이었는데 직구 구속은 140 초반대이고, 슬라이더건 체인지업이건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할 정도로 각이 좋지 못합니다. 그렇다고 직구가 투심, 커터성으로 움직임이 지저분한 것도 아니고요. 전, 이민우의 장점은 150km/h에 가까운 직구 구속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성적은 안 좋았지만, 불펜으로 뛰면서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많은 삼진을 잡아낸 투구를 한 적도 있는 선수이고요.

이민우 본인이 안 아프게 시즌 시작한 건 이번 시즌이 처음이라고 했는데 안 아프고 던진 모습이 이런 모습이라면 매우 실망감이 클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오늘 롯데 선발이었던 이승헌과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더군요. 이승헌은 아직 제구력에서 다듬을 부분이 만항 보였지만, 적어도 149km/h까지 찍히는 직구의 움직임이 매우 좋았고, 체인지업이 가뇽급으로 잘 떨어지더군요. 슬라이더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민우는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이 모두 평범하게 그지 없습니다. 본인이 선발로서 살아남고 싶으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대졸 투수이고 벌써 30살에 가까운 나이여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


임기영은 5선발로 본다면 매우 나쁜 수준은 아닙니다. 비록 지난 키움전에는 한 가운데에만 공을 던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난타당했지만, 직구 움직임이나 체인지업의 움직임은 쓸만하죠. 여기서 더 성장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그래도 5선발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실제로 96이닝 동안 삼진 81개, 사사구 24개면 나쁜 수치는 아닙니다. 딱 LG의 임찬규가 생각나는 선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5선발로 나쁘지 않은 수준이지 그렇다고 선발 자리를 계속 줄만큼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선수라고 할 순 없습니다. 강팀에서 5선발로 쓰기엔 매우 아쉽죠. 사이드암이라는 한계도 있고. 공교롭게도 이민우 임기영 모두 93년생 동갑내기네요. 두 명 모두 올시즌 선발로서 확실한 모습 못 보이면 불펜 말고는 자리가 없습니다. 불펜에서도 승리조로 쓰기엔 애매한 선수들이고요.


마지막으로 오늘 김기훈이 비교적 잘 던졌죠. 올 시즌 본인 최다 이닝인 6 1/3이닝을 2자책 5탈삼진 2사사구로 막았습니다. 게다가 전날 10개의 투구를 하고 연이틀 올라온 것도 감안해야겠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냉정히 말해서 전 김기훈의 오늘 공이 38살 고효준의 공보다 낫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오늘 1경기만 놓고 보면 고효준 공이 더 좋았어요. 마흔을 앞둔 고효준은 여전히 140 중반까지 공을 던지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변화구도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떨어뜨립니다. 오늘 위기를 맞이한 건 빗맞은 안타 때문이었죠. 공 자체는 20살 김기훈보다 훨 나았어요.

게다가 압도적인 스코어 차이 때문에 롯데 타자들의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김기훈의 가장 큰 약점은 제구력인데, 스코어가 팽팽했다면 김기훈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스트라이크를 던졌을까요? 롯데 타자들이 그렇게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보려고 했을까요?

공 자체만을 봐도 직구 구속이 140km/h을 넘어가는 게 드뭅니다. 40살 앞둔 투수는 여전히 140km/h 이상을 스트라이크존으로 쌩쌩하게 던지는데 한창 나이의 좌완 투수는 140km/h도 못 던지고, 그 마저도 제구력이 좋지도 못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투수로서 잠재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면서 범타로 유도는 하는데, 직구 구속이 이래가지고는 타자들을 압도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직구 가운데 넣다가 신인 타자에게 데뷔 첫 홈런을 선사하기도 했고요.

다음 번에 김기훈이 이민우 대신 선발로 등판해서 더 좋은 피칭을 할 수 있을까요? 전 No 라고 봅니다. 더 강한 직구를 던져야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도 살아납니다. 오늘 투구로 희망을 가질 순 없습니다. 오히려 막판에 직구 구속이 뚝 떨어지는 거 보고 한숨만 나오더군요. 이 선수가 양현종 다음을 노린다고? 양현종은 적어도 볼질은 할 지언정 직구는 150km/h까지 던졌습니다. 지금도 그 정도는 던지고요. 김기훈은 반성을 많이 해야 합니다. 아니 캠프에서 147까지 던졌다는 데 그 구속을 살리지도 못하고 제구력도 살리지도 못하는 KIA의 코칭스태프가 더 큰 반성을 해야 겠죠.


시즌 초만 하더라도 서재응 투수코치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이었는데, 이민우를 4선발로 밀었다는 점, 이순철 위원이 투수 코치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순철 위원에게 KIA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팔 스윙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실제로 하나 같이 강력한 직구를 던졌던 선수들이 1군 무대에서는 구속이 감소했다는 점(차명진, 남재현, 양승철, 김기훈 등등)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가 없네요. 일개 팬의 입장이라지만, 제구를 잡기 위해서 이도저도 아닌 투수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듭니다.



그리고 오늘 황대인이 유민상 대신 모처럼 선발 출전했는데 4삼진이라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습니다. 커트도 안 되고, 잘 맞은 타구도 없고, 타이밍도 늦고, 엉망이더군요. 수비만 잘 하더라고요. 황대인이건 유민상이건 1군 무대에 쓸 수 있는 1루수들이 아닙니다.

올시즌 끝나고 KIA의 과제는 새로운 4, 5선발을 만드는 것- 그리고 1루수 자리에 생산력 있는 타자를 사오던지 키우던지 발굴하던지 주워오든지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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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9-26 21:49:42

김기훈은 고1때부터 저도 들어봣을정도로 유명한 선수였는데 기대보다 성장이 안되는듯

OP
2020-09-26 23:03:06

고교 때 140후반 던졌다는데 프로와서는 왜 이러는지;;

2020-09-26 22:40:48

예전부터 밀고 있는건데 최주환 사서 써야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거 아니면 외국인을 1루수 써야되는데 테임즈 데려온다는 보장 없으면 터커 재계약 안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못키우면 사서 써야죠ㅠㅠ

OP
2020-09-26 23:03:37

저도 싸게 영입만 가능하다면 최주환 좋습니다 광주 오면 홈런 20개 넘게 칠 것 같아요

2020-09-28 04:45:47

민우는 기회도 많이주고 관리도 잘해준거같은데 이젠 내려놔야될거같습니다

 

지금 폼이면 패전 롱릴리프 쓰는게 맞는듯.

 

저도 기영이는 긁히는날 안긁히는날 차이가잇어서 그렇지 아직까진 괜찬다라고 생각하고잇습니다.

5선발로 누가 올라올지 참.. 고민이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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