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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직장폐쇄는 쉽게 해결될 것 같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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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12-03 13:45:26

만프레드는 '괜찮다. 파업까지 갔던 94년과는 다르다' 라는 소릴 하고 있는데 지금 양측의 주장을 보면 결코 쉽게 끝날 일이 아니네요. 

 

지금 양측의 쟁점이 

 

노조: 연봉조정 권한 연수를 3년에서 2년으로 조정, 사치세 상한선 대폭 상승, fa 취득 서비스타임 6년에서 5년으로, 탱킹 방지를 위해 상위권 팀에게 더 많은 이익금 배당.

구단: 연봉조정 제도 폐지하고 그 대신 war에 기반한 연봉제 도입, 사치세 상한선 소폭 상승(원래는 내리려다가 노조 반발로 소폭 상승으로 제안), fa 취득 기준을 서비스 타임이 아닌 연령(29세 6개월)으로 변경.

 

7분만에 회담 결렬되었다는데 그럴만 합니다. 

 

물론 어느 회담이나 처음에는 쎄게 부르고 차츰 낮춰가는 것이 흔한데, 올해는 양측 다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있죠.

 

일단 선수 노조 측은 이번 CBA 개정을 5년 간 이를 갈며 기다려왔습니다. 5년 전 cba 협상 당시 노조는 사치세와 퀄리파잉 오퍼 제도를 수용하는 대신에 해외 선수 계약금 상한제도를 받아냈죠. 근데 그 결과가 끔찍했죠. 구단들이 사치세 때문에 줄줄이 탱킹(이건 휴지통 영향도 크지만)에 들어가고 fa 시장은 얼어붙었습니다. 2019년에 워싱턴이 우승 기념으로 돈잔치 하고 양키스가 오랜만에 현질하면서 fa 시장이 활황이긴 했는데 2018년 까지만 해도 fa 선수들이 유례없는 찬밥 계약을 했었죠. 이건 명백한 노조의 패착이죠. 해외 선수에게 돈을 덜 쓰게 만들면 자신들에게 돈을 쓸 것이란 기대를 한 선수 노조가 어리석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노조는 위기감을 느낄 거고, 결코 쉽게 물러서려 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구단들도 할 말이 있죠. 코로나 때문에 재정 위기를 겪었던 데다가 사실 야구는 농구나 미식축구에 비하면 샐러리캡이 아주 널럴하거든요. nba나 nfl은 샐러리캡을 넘기는 게 불가능하거나 특수한 예외조항을 통해서만 넘길 수 있죠. 10년 넘는 계약을 주는 종목도 야구 뿐이에요. 샐러리캡이라는 게 선수들에겐 악이어도 결국 시장 균형을 맞추는 데에 필요한 제도이기도 합니다. 이러니까 구단들이 '이 어려운 시기에 사치세 올리면 빈부격차 더 심해진다' 라고 하는 거고 이걸 단지 돈 쓰기 싫어서 갑질한다고 몰아갈 순 없는 거죠. 게다가 fa 계약 맺은 후 드러눕는 사례도 유의미하게 많구요. 그래서 구단측은 실제로 잘한 선수가 돈 많이 받는 제도로 바꾸자고 하는 거고. 

 

이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절대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요구들을 하고 있으니 협상은 정말 어려울 겁니다. 

 

이 사태의 근본 원인은 메이저리그 특유의 부익부 빈익빈 제도 때문이라고 봅니다. 실제 선수의 프라임타임은 20대인데 정작 그 20대 때는 낮은 돈을 받다가 에이징 커브가 찾아오는 시기가 되어야 fa로 대박을 낼 수 있고, 마이너리거에 대한 대우는 개판이죠. fa와 비fa의 간극이 너무 커요. 

 

이러니 구단들은 최대한 젊은 선수들의 fa 취득 연한을 늦춰가면서 전성기를 골수까지 빨아먹고 성적 내는 법을 찾게 되는 거고, 선수들은 fa 대박만 바라보면서 달리다가 먹튀가 되는 일이 나오는 거죠. 

 

구단: FA 받자마자 드르렁 해도 돈은 다 줘야 한다고? 그게 말이 되나?

선수: 그럼 자네가 1~2년차 루키들이랑 젊은 선수들 헐값에 부려 먹는 건 말이 되고?

 

이렇게 서로가 빨아먹고 빨아먹히면서 기묘한 균형을 지키고 있는 것이 현행 제도인 거죠. 여기에 추가로 마이너리거와 메이저리거의 대우가 하늘과 땅이라는 것도 불균형을 일으키는 요소이구요. 

 

구단들이 fa를 연령으로 결정하고 war로 공식 만들어서 연봉 주자는 주장을 하는 건 이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가자고 하는 거죠. 하지만 선수들 입장에선 여태껏 fa 대박만 바라보고 뛰었는데 이제와서 천장을 낮추고 바닥을 올리자는 제안을 받아들이긴 어렵습니다. 군대에서 상병 달도록 부조리에 시달리며 걸레 빨았는데 병장 달자마자 갑자기 선진병영이라면서 병장들도 걸레 빨라 하고, 그간 자기들 괴롭히던 간부는 멀쩡히 진급하는 격이니까요. 

  

제 생각으로는 큰 관점에서 보면 구단들의 주장이 조금 더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선수노조들이 주장하는 건 결국 fa 자격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게 하고 루키들이 1년 덜 빨아먹히게 하는 것이지 이 불균형을 해소할 수는 없다고 보거든요. 물론 구단들 주장도 무리수가 있긴 하죠. war처럼 계산 방식도 통일되지 않은, 일개 팬사이트가 만들어낸 스탯으로 연봉을 결정한다는 건 그 대표성도 부족할 뿐더러 구단이 장난질 칠 수 있는 여지가 너무 많습니다. 블랙 삭스 스캔들 당시 30승 옵션이 걸린 에디 시카티에게 돈 주기 싫어서 29승에서 출전을 막았던 코미스키 구단주처럼 말이죠. 그리고 탱킹 같은 짓거리로 리그 흥행 망쳐온 구단들에 대한 제재 같은 건 일절 없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들어요. 

 

어떻게 결론이 나더라도 당분간 cba 타결 소식을 듣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맨프레드는 이 상황에서 도움이 안 되는 언플이나 하고 있는데 이 사람 하는 일 보면 늘 말만 앞서고 실속이 없는 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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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12-03 13:41:42

미국 스포츠제도 승강제로 가야 될듯한.. 선수들 연봉은 너무 터무니 없이 높긴 한듯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만큼 그 이익도 좀 사회에 환원되는 반향으로 갔으면..

2021-12-03 13:43:35

내년엔 메이저 보기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커미셔너 부터 개노답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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