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할머니 장례식장 다녀왔는데 좀 심란하네요.
저희 집 가정사를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외가 쪽과는 중학교 이후 연이 거의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가끔 외할머니 계시던 요양병원 찾아뵙고 인사드리곤 했었는데
어제 아침에 부고 문자가 오더라구요.
비도 오고 가야되나 심란한 마음에 그냥 가고 보자하고 퇴근 후 광주 장례식장을 다녀왔네요.
역시나 다들 오랜만이다라며 인사를 건내지만 알수없는 그 적막함.
이모, 이모부들은 잘 지냈냐라고 인사를 보내주시지만
베베꼬인 제 마음 속에서는 진작에나 좀. 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가끔 연락주셨던 외삼촌과 막내이모와는 간단히 담소 나누다가
오랜만에 뵙는 어머니는 건강이 안좋으셔서 병원 다니신다는 소리에 제 마음은 더 심란해지고
참 그렇더라구요.
부모님의 문제인데, 나는 왜 여기서 외딴 섬 처럼 혼자 있는 느낌일까..
어색하게 인사 나눈 친척 동생들은 필순이 만할 때 데리고 다니면서 과자 사먹이고 했던 애들인데
다들 이렇게 크는 사이에 나는 추억이 없구나.. 하는 기분..
다들 당연히 3일 동안 있다 가는 줄 아셨나봐요.
옷 치수 물어보시길래, 저는 오늘 올라가봐야 된다고 하고 왔습니다.
외가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오지 않았을테지만, 어렸을 때 신발공장 구내식당에서 일하시던 외할머니가 가져오셔서 끓여주시던 유통기한 임박해서 스프가 딱딱해져버린 너구리 맛을 아직도 잊지 못했거든요.
말이 많지 않으셨던 분이셨습니다. 그저 웃어주실 뿐..
그런 기억들이 있어 외할머니 가시는 길 인사나 드리려고 왔던건데,
다른 분들은 외손자가 그냥 조문만 하고 가네라는 느낌이셨나봐요.
저는 장례식장에서 이모부, 이모들이 술 한잔 주시면 받고 새벽에 올라가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하고 있었는데
암튼 술 한잔은 집 와서 혼자 따르는 것으로 갈음했습니다.
이제 저도 나이 먹을만큼 먹었으니 제 갈길 가야죠 뭐.
다들 건강히 잘 지내시길 바랄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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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편찮은 자리 다녀오시느라 고생하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