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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을 가진 사람을 대하는 방법..(장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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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5-20 01:31:27

보반님 글을 보면서 저도 우울증 환자이기에

여러가지 공감을 가지게 되면서

대부분 환자의 시점이기에

주변에 우울증이 의심되거나 환자인 분들이 있다면

그 분들에게 이렇게 접근하시는게 좋겠어요!

라는 생각으로 써봅니다.

 

1. 이 사람이 우울증으로 의심되는 징조들.

 

대부분 아주 깊은 우울증이 아닌 사람들은 자신의

우울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말 가까운 사람이라거나 자신의 속을 다 털어놓을

사람이 아니라면 자신의 우울과 속마음 혹은 진료 사실을

오픈하는건 제 생각엔 아웃팅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티를 안내고싶지만 병이라는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티가 나기 마련이겠죠.

 

모임이나 단체에서 잘 어울리던 친구가 갑자기 전조없이

깊은 수심에 빠진다거나 왜 울지? 싶은 타이밍에 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해보이는 모습들이라던가

이전에 재미를 느끼고 즐겨하던 것들에 대해 갑자기 흥미를

잃어버리는 경우들 사람이 참 왜소해 보일 정도로 기죽은 모습

갑자기 뜬금없는 인간관계의 잠수를 타거나 오랜만에 만났는데

눈에 보일정도로 다크서클이나 피로같은 수면 장애가 보인다면

그 분의 우울증을 한 번 의심을 해보면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2. 너무 급하게 그 사람의 우울을 병이라 판단하지 말자.

 

자기 자신의 우울을 직접적으로 인식하고 치료를 위해

정신과를 방문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우울증 환자는 실제로 30%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우울증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자기 자신의 우울을 심각하게 여기지 못하거나 혹은

사회생활의 장애를 걱정해 쉽게 병원치료를 받는걸 두려워 하는데

위에 증상을 기반으로 그 사람을 걱정한다면서

'내가 보기엔 넌 우울증을 생각해 봐야할거같아' 라는 말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우울을 들켰다는 생각과 함께

더 많은 '생각'을 주게 될겁니다.

 

보반님이 잘 써줬지만 혼자있는 시간에 가지는 수 많은 상념들이

꼬리를 물면서 긍정적으로 풀어지는 우울증 환자는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과 우울로 이어지기 마련이기에

옆에서 천천히 지켜보면서 상대의 마음이 열릴때 조심스럽게 이야기

꺼내보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3. 그 사람의 우울의 근원에 너무 접근하려 하지 마세요.

 

왜 얘가 우울해할까 왜 우울증에 걸렸을까. 가까운 사람이라면

더 걱정되는 마음에 알고싶을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저 친구의 원인을 알면 더 잘 위로해주고 뭔가 트라우마가

있다면 그 트라우마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줘야지.

라고 생각 가질 수있는거 잘 알죠.

 

근데 그 근원이나 트라우마의 시작은 예를 들어서

아주 강하고 깊게 꼬인 털실을 풀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근데 그런 털실이 잘 풀리나요.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조금 풀다가 그냥 마구잡이로 풀려고 하다가 줄이 더 꼬이거나

어쩌면 찢어지기도 할겁니다.

 

의도가 좋다는건 알지만 우울증 환자에겐 그만큼

우울증의 원인이나 트라우마는 쉽게 털어놓기도 어렵고 

혹여라도 알려주다 다시금 떠올리며 스스로를 아프게 만듭니다.

최선은 항상 병원에가서 전문가와의 상담을 받는 것 입니다.

 

3. 그럼 난 그를 위해 뭘 할수 있을까.

 

가능하면 혼자 오랜시간을 가지게 두지 않는게 좋아요.

물론 밖에 나가서 노는것보다 혼자있는게 마음이 편하겠지만

혼자있으면 아까 말한 '생각'들이 천천히 스스로를 옥죄어옵니다.

사람이 지나치게 많은 곳을 가는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우울증은 약간..음.. 당뇨같은 병이에요.

합병증을 잘 유발해요. 공황장애,조울증,불안장애 뭐 신체적인 병까지

대부분 우울증을 시작으로 저런 병들을 앓게되는 케이스가 많아요.

그러다보니 소소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는게 참 좋을거같아요.

제가 한참 괴로워하고 매일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릴때 제 친구가

저와 함께 글램핑을 가자고 하더라구요.

처음엔 진짜 가기 싫었는데...ㅎㅎ

글램핑 정말 좋았어요. 뭔가 탁 트인 곳에서 맑은 공기보면서

고기도 먹고 횃불을 보면서 제 우울증에대해 친구에게 많이 오픈했었고

별 보면서 마음의 치유가 확실하게 되더라구요.

만화책 방이나 피시방 노래방은 좀 별로에요. 자꾸 슬픈노래를 찾게되고

그런 노래 부르다보면 또 슬퍼지고 그러다보니...

여튼 주로 가까운 근교에 바람쐬러 가는게 가장 베스트더라구요.

 

4. 가장 힘들겠지만 그 사람의 손을 놓지 않는것

 

옆에 있어주기로 한 사람이 자신의 우울이나 감정기복을 이기지 못하고

자신을 떠날때 ...아주 강한 자기 혐오감을 느끼게 됩니다.

자기 자신을 민폐덩어리라고 생각하게되면서 스스로 답이 없는 사람이라고

판단을 내릴수도 있어요.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을 옆에서 챙겨주는 사람을 의식을 하지 못할리가

없잖아요? 나름대로 의지를 하게 될수도 있고 간헐적인 우울함의 발작을

내가 의지하는 사람에게만 좀 해소하고 싶을거에요.

대부분 그 행위를 이해하기 힘들어서 지칩니다. 새벽에 뜬금없는 전화가

온다거나 자신의 우울과 불안을 들어주길 '강요'한다고 느껴질때가 있죠.

 

속상해요. 감정 쓰레기통이 된다고 느껴지면서 손 잡아주는 사람도 같이

우울해질수도 있어요. 독하게 생각해서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지말고 그냥 아프구나.

아프니까 저런 행위를 하는거야. 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그의 행위를

흘리면서 들어주시는게 가장 최선의 대처라고 생각합니다.

 

5. 우울증은 불치병이 아니다.

 

처음 병원에 가는게 제일 어려워요.

스스로의 병을 인정하고 혹시라도 사회생활에 피해가 오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병원을 못가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변의 친구가 스스로의 우울증을 인정하되 병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조곤조곤 설득을 해주세요. 절대 진료기록은 남지 않는다는걸 강조하고

그리고 우울증 약을 먹을때의 그 효과나 부작용같은 부분들에 미리

검색을 통해 알아보는 것도 좋을거같아요.

처음 우울증 약을 먹으면 생각 이상으로 크게 느껴지는 효과에

당황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자연스러운 부분이며 네가 건강해지는

과정이라고 이해시켜주면 좋겠네요.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이런 글을 쓰는

저도 사실 아직 가끔씩 우울해요.

간헐적으로 참기 힘들지만 절 위해

노력해준 사람이 있고 절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사람들의 마음을 배신하지 말자라며 스스로를 항상

잘 다독이는거 같아요.

 

우울증은 절대 혼자 치료 안됩니다. 주변의 케어와 관심

그리고 꾸준한 진료만이 답입니다. 사람의 체온이 가장

큰 약이에요. 가끔 꾸욱 깊게 안아주세요.

이만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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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Updated at 2020-05-20 01:40:53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롤링님도 좋은 밤 되세요

Updated at 2020-05-20 01:41:27

밑에 보반님 글에도 남겼지만 개인적으로 우울증으로 괴로워하고 있는 친구 오래 도와주고 있는 입장이라 마찬가지로 공감 가는 부분도 있고 정리가 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울의 근원에 너무 접근하지말되 혼자 오래 두지 않는것
이 부분이 정말 공감가고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20-05-20 07:19:56

좋은글 정말 감사히 읽었습니다.

2020-05-20 08:01:51

좋은 글이네요...행복하게 사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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