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막잡설)이란의 환경(스압주의)
지도로 보면 이란은 극도로 황량한 사막+험준한 산지의 콜라보레이션처럼 보이는 지역이지만 사실 평균 강수량도 저지대인 시리아, 이라크를 상회하는 정도이고 같은 위도에 위치한 고온건조 지대이지만 고원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의 고지대에 위치한 지역이다 보니까 기온 자체가 상대적으로 서늘한 편입니다.
그래서 지도로만 보면 이건 뭐 강도 거의 없어 보이고 저런 사막+산지에서 농사는 어케 짓나 싶은데 정작 가보면 이란 고원 자체적으로 왜 농사가 가능한지 이해할 수 있게 되지요. 물론 최근 세계적인 기후 변화 문제로 이란에서는 평균 강수량이 점점 줄고 가뭄이 드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어서 이를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편 전근대 기술력으로는 산지를 개간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보니까 이란 고원을 중심으로 생겨난 세력은 대량의 농작물을 비교적 수월하게 생산할 수 있는, 큰 강을 끼고 있는 저지대 농경지를 확보하려는 경향을 필연적으로 드러내었으며 바로 옆 동네인 메소포타미아(오늘날의 이라크)가 그 대표적인 예이기도 합니다. 고대 신바빌로니아가 페르시아에게 정복된 이후로 메소포타미아를 아케메네스, 아르사케스, 사산의 3개 이란 왕조가 지배하던 기간을 도합하면 거진 800여년에 달하지요.(오늘날 이라크인들은 아시리아의 후예를 자칭하며 민족적 정체성을 구분하려하지만 이란인들이 "웃기고 있네. 아시리아 후예들은 따로 있고 니들은 따지자면 우리랑 완전 섞인 이란계임ㅋ"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저러한 역사와 관련이 있습니다.)
여하간 이란 고원만 점유하더라도 나름대로 지역 강국이라 할만한 정도의 입지를 갖출 수는 있었으니 통합된 이란 세력이 항상 주변의 저지대를 매의 눈으로 노리게 되는 것은 정치학적으로 매우 당연한 현상이기도 합니다. 오늘날의 이란이 그런 점에서 보면 상당히 특이 케이스이지 않나 싶기도 해요. 이란 전체는 다 먹고 있는데 이미 시대가 전근대가 아니라 현대이고 따라서 세계의 눈치 + 승패를 가늠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은 현대 전면전의 특징 때문에 주변 저지대로는 진출을 하고 싶어도 그냥 못하고 있는 형태인지라ㅋㅋ
아래의 이란 고원 사진들과 함께 이 잡설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글쓰기 |
요즘은 삼국지 인물열전 안쓰시나요? 그거 너무 재밌게 보고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