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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축구와 마라도나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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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11-26 08:06:33

우리나라에는 크게 알려진 책은 아닙니다만 최고의 축구 전술사 작가로 꼽히는 인버팅 더 피라미드의 저자 조나단 윌슨이 2017년에 낸 "더러운 얼굴의 천사 (Angels with Dirty Faces)"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가 아르헨티나에 거주하면서 조사한 방대한 자료와 인터뷰를 기반으로 19세기 신생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국가 정체성 형성과 아르헨티나 축구가 어떠한 밀접한 관련이 있는가를 기록한 축구 역사책입니다.

 

아르헨티나가 왜 20세기 초반 세계 축구 최강국이었으며 현재까지도 많은 남미 국가들에게 전술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정치인들이 축구를 어떻게 사용했는지 등을 시대별 흥망성쇄에 따라 서술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서두에서 아르헨티나에서 아르헨티나인들에게 축구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실상 아르헨티나가 (나라가 세워질 당시의) 처음의 약속을 실현해 낸 유일한 부분은 축구에서이다. 그것이 아마도 축구가 그들에게 그렇게 큰 의미를 가지는 이유일 것이다."

 

유럽의 이민자들이 세운 신생국이었던 아르헨티나는 국가의 정체성을 축구에서 찾았고 유럽과는 다른 그들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습니다. 다음은 책의 4장 마지막 부분인데, 그들 스스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축구의 모습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읽어보시면 왜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에 그를 위한 종교를 갖고 있으며, 나이를 먹고도 정신을 못차리는 소년 같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시는 왜 절대 그와 같은 위상을 가질 수 없는지 이해하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아르헨티아 축구의 진정한 정수는 potreros (역주: 망아지 혹은 망아지를 키우는 목초지인데 여기서는 울퉁불퉁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공터를 의미합니다)와 탱고의 발생에도 영향을 끼친 20세기에 폭발한 문화적인 자신감과 창조성에 있었다 (비록 마르티네즈 에스트라다가 탱고를 “비관주의, 모두의 슬픔을 간직한 춤"이라고 묘사하긴 했지만 말이다). 갈레아노가 묘사한 것처럼, "밀롱가 클럽에서 자생적으로 춤의 방식이 개발되었던 것처럼 축구를 플레이하는 자생적인 방법"이 개발되었다. 댄서들이 바닥 타일에 한 줄 자국을 그리듯, 축구 선수들은 마치 그들 발이 가죽을 땋는 손인것처럼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어서 공을 뻥 차내기 보다는 좁은 공간에서 볼을 지키고 소유하는 것을 택했다. criollo (라틴 아메리카에서 난, 남미산)의 첫 번째 미덕, el toque (더 터치)가 태어난 것이다: 볼은 음악의 소스인 기타를 튕기듯 튕겨진다.  


어디서 났는지가 중요했다. 그리고 축구에서 criollo 스타일의 가장 매력적인 실천자는 가장 분명한 criollo 배경을 갖고 있는 선수여야 한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potreros의 축구는 potreros들에 의해 가장 잘 플레이 된다. 거칠고 복잡한 일련의 신화의 경기들로부터 게임을 배운 사람들 말이다. 1928년 Borocoto는 다음과 같이 묘사하며 드리블링의 창시자의 모습을 제시했다:

 

더러운 얼굴과 빗을 거역하는 머릿결을 가진 한 pibe (소년), 지적이고, 방랑하고, 사기꾼 같은 설득력 있는 눈을 가졌으며, 반짝이는 눈으로 응시하며 오래된 빵을 먹느라 닳아버린 작은 이빨로 가득한 불한당과 같은 미소를 숨기지 못한다. 그의 바지는 거칠게 꿰매진 덧 댄 천조각들이 있다; 그의 조끼는 아르헨티나 스트라이프 무늬이며 목부분이 깊게 파였으며 보이지 않는 쥐들이 갉아 먹은 많은 구멍이 나 있다. 그의 허리를 묶고 가슴위로 넘어가는 재질의 끈은 팔찌 재질 같다. 그의 무릎은 상처들의 딱지로 덮였으며 운명에 의해 소독되었다; 맨발이거나 발가락에 구멍이 나 있는 신발은 그들이 너무나 많은 슈팅을 날렸음을 보여준다. 그의 자세는 특징적일 것이다; 그것은 마치 그가 마치 누더기 공을 드리블하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것이 중요하다: 볼은 어떤 다른 것도 될 수 없다. 누더기 공이고 오래된 양말로 감싸져 있으면 더 좋다. 만약 언젠가 이 기념물이 세워진다면, 많은 우리들은 거기에 모자를 벗고 경의를 표할 것이다. 마치 우리가 교회에서 하듯이.

국적에 관한 Borocoto의 주장이 얼마나 불분명한지를 떠나서, 그 묘사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정수를 잘 묘사하는 것만 같다: 그 소년의 모습이 일단 한 번 작은 모습으로 세워지면, 그 부랑아는 일생에 걸쳐 간교함과 매력의 조합으로 그의 길을 만들어 갈 것이다. 동시에 축구는 성장이 미뤄질 수 있는 활동으로 확고해질 것이다; 그것은 부랑아들에 의해 보존될 것이며, 그러므로 그것을 플레이하는 이들은 책임에서 면제되고 결코 성인으로 성숙하도록 요구받지 않을 것이다. 물론 가장 충격적인 것은 가장 위대한 아르헨티나 축구 선수(이자 가장 "아르헨티나인스러운") 디에고 마라도나가 데뷔하기 거의 50여 년 전에 Borocoto는 놀라운 디테일로 그를 그려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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