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반가움

 저는 10년 전부터 네온-라임 색을 무지 좋아했어요

10년 전에 쓰던 핸드폰도 코비폰 에너제틱 그린색이었구요

gta를 할 때도 수퍼카들을 라임그린으로 도색하고 레이스 옐로우 광택으로 마무리하고 다녔어요

패딩도 네온계열을 좋아해서 중2 때 산 병아리색 노스페이스 패딩을 여전히 입고있어요

이렇게 형광색을 무지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럽게 형광색 옷들이 많아졌어요

오늘은 이 옷을 입고 나갔어요

산뜻한 색에 어울리는 산뜻한 느낌의 로고여서 좋아하는 옷이에요

그런데 지하철에서 저랑 같은 옷을 입은 분을 만났어요

저는 무지 반가운 마음으로 일부러 제 옷이랑 똑같은 옷을 입은 분 옆으로 가서 서있었어요

그랬더니 제 옷과 본인 옷을 훑어보시더니 아예 다른 칸으로 가시더군요..

저는 반가운 마음에 다가간건데 그 분은 똑같은 옷을 입은 제가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왜 싫어하셨을 지 생각해보니 옛날에 세랴에서도 같은 옷을 만나면 피하는 글들이 생각나더군요

자세히는 기억이 나질 않는데 클론으로 보이는 게 싫어서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런 분들 대부분이 스스로가 특별한 느낌이 줄어들어서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저는 왜 똑같은 옷을 보고 반가워했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잠시 생각해봤는데요 저는 다른 사람이 저랑 같은 옷을 입었다고해서 죠시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나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