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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BA O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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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2-17 01:08:20

마지막 경기를 마친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의 마지막 멘트였죠.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젠 코트가 아니라 세상을 떠났네요. 너무나 충격적이어서 믿기지 않았지만 믿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데뷔 당시의 이 선수에 대해서는 흐릿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서 그때부터 봐왔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그 이후, 밀레니엄 레이커스의 쓰리핏으로부터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나- 다소 가혹했던 홀로서기를 거쳐 결국 시즌 MVP, 백투백 우승과 파이널 MVP까지 거머쥔 모습, 아킬레스건 파열로 전성기의 끝자락을 닫아버렸던 장면, 그리고 그 누구보다 화려했던 은퇴경기까지 엄청나게 굴곡진 커리어를 가진 선수고 그만큼 이 선수에 대한 기억도 선명합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어찌보면 제게는 르브론과 함께 제 NBA를 관통하는 선수였어요. 가장 좋아했던 선수를 묻는다면 예나 지금이나 주저없이 조던이라 말하겠지만 제게 그는 어린시절의 환상에 가까운 존재였고 본격적으로 NBA를 접했을 땐 시기적으로 겹친 코비의 전성기를 자연스레 주목하게 되었죠.

처음에 코비를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조던빠였던 저에게 어떤 선수가 조던에게 다가간다는 것이 용납이 되지 않았어요. 시즌 MVP, 파이널 MVP 한번 못받은 선수를 감히 조던과 비교하는게 도통 마음에 들질 않았죠.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던과 비교할 만한 선수이자 독종이 코비라는 것을.

조던을 가장 존경했고, 그를 닮고 싶어했고, 그를 넘어서고 싶어 미친듯이 노력했던 선수.. 그걸 이루진 못했지만 가장 가까이 다가갔던 선수.. 그리고 그 자체로 완성된 선수.


Love me or Hate me

이게 선수 코비 브라이언트를 가리키는 가장 정확한 표현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지독한 외골수였어요. 플레이도 이렇게 말하고 있었죠.

'내 방식대로 우승시켜줄테니 따라와. 그게 싫으면 나가.'

사실 제가 선호하는 플레이타입은 아니었습니다. 철저하게 본인으로부터 시작했던 그의 플레이는 개인적으로 보기 힘들게 만드는 면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기량적으로 점점 성장해 갔고 또한 그 외골수가 현실과 타협도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결국 자신의 방식으로 정상에 오르며 선수로서나 인간으로서나 한결 성숙해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시에 그 선수가 가지고 있던 농구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계속해서 확인하면서 그를 향한 제 시선도 점점 바뀌어갔고 은퇴할 때는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처음에는 싫어했지만 언제부턴가는 이 선수를 사랑하고 있었더라고요.

그렇게 타인의 감정마저 긍정적으로 바꿔버린 이 선수는 또한 타고난 스타여서 현역때는 항상 리그의 중심에 서있었고 은퇴후에도 여러 차례 NBA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통산득점을 넘어선 르브론에게 축하를 해준 것이 불과 어제였어요.

그런 사람이, 은퇴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설령 은퇴했어도 아직 빛나고 있었으며 이제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인생을 즐길 일만 남았던 사람이 갑자기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제는 연습경기조차, 트위터에서조차 직접 눈에 담을 수 없고 과거의 모습밖에 보지 못한다는 것이 너무 슬픕니다.
그의 은퇴경기를 라이브로 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은 너무도 후회됩니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멋진 플레이와 농구에 대한 열정, 그를 통한 영감과 감동은 저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 깊이 기억될 겁니다. 또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감사할 거고요.

그동안 정말 고마웠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 당신 덕분에 너무나 즐거웠어요.

R.I.P KOBE 
GOODBYE, MAM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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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1-27 08:35:06

은퇴연설에서 what can i say, MAMBA OUT하면서 마이크 내려놓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한데... 아직 믿기지가 않습니다.

4
2020-01-27 08:36:02

그의 전성기 시절 lover보다는 hater였지만 나이를 먹어갈수록 존경하게 되면서 좋아하게 됐었죠 아직 충격때문에 멍해서 뭐라고 기려야할지도 모르겠네요

Updated at 2020-01-27 09:42:28

플레이적으로 가장 조던에 다가갔던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하늘에서는 부디 편히 쉬길

2020-01-27 09:02:22

코비에 대한 감정이 글쓴분의 그것과 같고 지금도 그저 멍할 뿐입니다. 은퇴가 불과 어제쯤인것 같은데..믿을수가 없어요.

2020-01-27 09:06:37

저도 헤이터로 시작해서 반 존경하게 되었는데... 진짜 믿기 어렵네요...

불꽃처럼 다 태우고 간건데... 정말 고마웠습니다 코비

2020-01-27 09:53:47

 rest up in heaven

2020-01-27 10:14:30

아................

2020-01-27 11:34:30

고베형님 ㅠㅠㅠㅠㅠ

2020-01-27 12:50:00

농구에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고나서 농구선수생활 끝나니 딱 떠났다는 느낌마저 드네요 ㅠㅠ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2020-01-27 13:31:38

뭐라 할말이 없네요. 그냥 멍합니다.

2020-01-27 13:32:00

아니 밤새 보고서 쓰다가 자다가 일어나서 봤는데 이게 뭐지..

2020-01-28 17:22:07

현 세대 농구선수들 및 농구 꿈나무들의 아이돌이자 영웅 같은 존재일텐데 충격이 너무 클 것 같네요.

 

주로 빅맨을 좋아했어서 코비에게 크게 관심을 가지진 않았었지만 워낙에 시작부터 화제를 몰고다녔기에 데뷔하던 때가 여전히 생생한거 같은데 참 안타깝네요 좋은 곳에서 평안히 쉬시길 기원합니다 ㅜㅜ

Updated at 2020-01-28 17:26:46

친한 지인의 부고소식을 들었을 때만큼이나 충격이 크네요... 선수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제 청춘의 큰 추억 한켠을 담당했던 선수인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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