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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후기 - 수비, 김잠실, 1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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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3-06-10 22:13:06

흔들리는 이의리를 구원한 수비와 김잠실

 

요새 이의리는 한 이닝만 몰아서 제구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오늘 경기는 3회가 그랬습니다. 2회까지 완벽하게, 리그를 씹어 먹을 기세로 던지다가 김재호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면서 강승호에게 볼넷, 정수빈의 번트 안타(번트 달인 ㄷㄷㄷ)로 만루 상황이 됐는데 김대한을 초구에 인필드 플라이로 잡으면서 이의리 챌린지 성공하나 싶었는데 이유찬과 양의지를 상대로 스트라이크 1개, 볼 8개를 내리 던지면서 2실점으로 동점을 만들어줬죠. 솔직히 전 이때 아무 표정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냥 '그 때'가 왔구나 싶어서 정말 마음의 동요 조차 없더군요.

 

그리고 양석환을 상대로 슬라이더 3개 던지면서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고, 또 다시 던진 바깥쪽 빠지는 슬라이더를 양석환이 중심이 무너지면서 팔로만 스윙 하길래 '뭐, 이지 플라이네' 싶었는데 그 타구가 쭉쭉 뻗더니 잠실 좌중간 가장 깊숙한 곳에서 소크라테스의 호수비로 간신히 잡혔습니다. 이 타구는 잠실이 아니라 다른 구장이었으면 99%의 확률로 홈런이었습니다. 그럼 만루 홈런이 되면서 2대6 이라는 스코어가 됐겠죠. 그리고 이 타구가 잡힌 걸 보면서 '양석환이 이래서 잠실 성적이 안 좋구나' 라는 생각과 '파워는 진짜 미쳤구나'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올 시즌 내로 KIA로 1루수 문제를 해결 못 하면 탈잠실 하는 양석환 살살 꼬셔야...

 

이어서 허경민을 상대로도 풀카운트 접전 끝에 7구째 슬라이더를 허경민이 3-유간 깊숙한 코스로 강한 땅볼을 날렸는데 박찬호가 특유의 운동 능력으로 그걸 잡아냈고, 급하게 송구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세를 고쳐 잡은 뒤에 강한 송구로 허경민을 아웃으로 잡아내면서 경기가 터지는 걸 막았습니다. 그리고 이 3회 말고는 KIA는 특별한 위기 없이 9회까지 잘 막았고요. 

 

4회에도 김재호와 강승호의 연속 안타로 위기가 찾아오긴 했는데, 정수빈의 묘한 투수 앞 땅볼을 이의리가 몸을 날려가면서 글러브 토스하면서 잡아낸 수비도 굉장히 컸습니다. 여기에 이창진이 양의지와 김재환의 홈런성 타구를 집중력 있게 잘 잡아낸 수비도 좋았고요. 아주 어려운 수비는 아니었지만, 역시 잠실이 아니라 다른 구장이었다면, 어떻게 됐을 지 모를 타구였습니다. 그래서 오늘 승리의 공헌은 드넓은 잠실 구장에게 돌리고 싶네요.

 

 

나성범, 김도영, 최원준 돌아와도 전력 상승이 크지 않은 이유

 

나성범과 김도영, 그리고 최원준의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는데, 냉정히 생각하면 이 세 선수의 공백은 크지 않습니다. 나성범의 공백은 이우성, 고종욱, 그리고 미쳐버린 소크라테스와 최형우가 메워주고 있고- 김도영의 공백도 박찬호와 류지혁이 나름 잘 막아주고 있죠. 최원준은 솔직히 돌아와도 주전을 줄 수 없습니다. 농담삼아 최원준 자리 없다고 했는데, 진지하게 최원준은 외야수에 끼어 들 자리가 없습니다. 이우성이 잘 해주고 있어서 빼기 어렵고 소크라테스와 나성범이 고정값이라 외야수의 공백은 없죠.

 

지금 KIA가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외국인 투수 두 명의 미진한 활약으로 선발 투수들이 이닝을 못 먹어주고 있고, 마무리 투수(정해영)가 밸런스를 다시 잡고 있으며, 셋업맨(전상현) 역시 지금 2군에서 다시 밸런스를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선발투수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 와중에 양현종까지 2경기 연속 대량 실점하면서 선발 마운드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죠. 윤영철과 이의리가 생각보다 잘 해주고 있는데, 이의리는 볼질 때문에 이닝을 많이 먹을 수 없는 투구를 하고 있고, 윤영철은 이제 고졸 신인입니다. 한 번도 프로에서 1군 풀시즌을 보낸 적이 없죠. 

 

그래서 KIA의 성적을 여기서 더 끌어 올리는 방법은 앤더슨과 메디나가 갑자기 다음 등판 때부터 각성하거나, 아니면 작년 놀린과 파노니 만큼 던져주는 외국인 선수(정 급하면 파노니 다시 영입하든지)를 데리고 오는 겁니다. 선발투수진이 안정되지 않으면 KIA는 올해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습니다. 나성범과 김도영, 최원준이 돌아와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더라도 말이죠.

 

야수쪽에도 포지션 불균형이 심각합니다. 외야수들은 잘 해주고 있는데, 내야수... 특히, 1루수는 지금 주전이 없고, 포수는 리그 최약 수준이죠. 포수 자리는 공격력만 문제가 아니라 수비력도 문제입니다. 하지만 포수 문제는 올 시즌 내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죠. KIA 심재학 단장이 포수 여유있는 팀 단장 납치해서 총으로 협박하지 않는 한 KIA의 잉여자원으로 상대팀의 포수 자원을 얻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 상무에서 최원준이 최근에 1루수로 나오고 있죠. 솔직히, 최원준도 1루수로 쓰기엔 부족합니다. 갭파워가 있다고는 해도 기본적으로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고 아니고, 빠른 주력과 강한 어깨를 살리려면 최원준의 최적 포지션은 역시 우익수나 중견수죠. 문제는 파워가 있는 나성범, 소크라테스, 최형우, 이우성을 1루수로 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내야수들이 선호되는 이유는, 내야수는 외야수로 돌릴 수 있지만 외야수는 내야수로 돌리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메이저리그야 괴물들이 득실대니까 1루수와 좌익수를 오가지 선수층이 얇은 KBO는 택도 없죠. 그래서 내야수 경험이 많은, 그리고 실제로 1루수로도 적지 않은 경기를 뛴 최원준이 1루수를 맡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 상황이 계속될 수는 없습니다. 최원준 1루수는 올 시즌 한정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재수 없으면 최원준 1루수를 오래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

 

 

선수 단평

 

  • 류지혁 - 두 번의 득점권에서 못 친 건 아쉬웠지만, 1회 센스 있는 주루로 선취점을 올려준 건 명장면
  • 박찬호 - 타석에서는 부진했지만, 3회 호수비로 이의리를 구함.
  • 소크라테스 - 왼손투수의 유인구를 참아낼 줄 알게 되다.
  • 최형우 - 결정적인 상황에서 두 번의 적시타
  • 김선빈 - 김도영과 플래툰을 해야 할 건 류지혁이 아니라 김선빈 아닐까? (좌투수 .511 / 우투수 .231)
  • 이우성 - 4회 아쉬운 주루 플레이
  • 이창진 - 두 번의 사사구로 출루. 그리고 까다로운 타구 2개를 잘 잡아주다.
  • 변우혁 - 2타수 2안타 1타점, 하지만 둘 다 운이 따른 타구.
  • 고종욱 - 고종욱의 단점을 아주 잘 보여준 타석 (볼 3개를 다 휘둘러서 삼진)
  • 신범수 - 2개의 안타, 1개의 직선타. 쓰레기 열심히 줍고 다니자.
  • 김유신 - 140km/h까지 찍어 준 건 고무적이지만, 김대한이 휘둘러 준 덕분에 위기 모면 
  • 박준표 - 3연투로 고생. 그 와중에 전성기 수준으로 살아 난 투심의 무브먼트
  • 장현식 - 2연투에도 불구하고 3자 범퇴. 공의 힘으로 타자들을 잡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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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3-06-10 21:35:26

한화도 산체스급 구했는데 기아도 불펜 더 갈리기전에 대체 질러봐야..

OP
2023-06-10 22:14:14

일단 이닝 못 먹어주고 있는 메디나부터 바꿔야죠. 그냥 파노니 데리고 오는 게 나을 듯 싶습니다.

2023-06-10 21:37:13

 나성범아 1루 수비 연습이나 하고 있어라

OP
2023-06-10 22:14:33

투수 아니면 외야수로만 뛰어서 불가능하다네요.

2023-06-10 21:39:41

소크라테스 보내고 1루 용병 데려와야..
지금보다 더 잘해서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서 못잡는 상황이 나와야 팀적으론 좋은 모양새일거 같네요
브렛필 정도만 있어도 나을라나

OP
2023-06-10 22:15:09

진짜 차라리 소크라테스가 올 시즌 끝나고 일본이나 미국으로 가는 게 고민을 덜어낼 방법이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드네요. 

 

그렇다고 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를 쉽게 보내버릴 수도 없고...

2023-06-10 23:30:57

올시즌 이우성 심상치 않네요..ㄷㄷ

 

외야 부족한팀 트레이드

내야는 김석환 황대인 변우혁 임석진 교통정리가 되긴 되야될거같은데..

에휴 이때 저 네명중 한명이 좀 치고 올라와줘야 하는데 ㅠ

OP
1
2023-06-10 23:43:11

이우성은 이제 보내면 안 될 선수가 됐고 외야수가 부족한 타팀에서 이창진으로 입질 좀 올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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