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프랑 갈수록 뭔가 안맞으니 너무 힘드네요
30년 넘은 단짝이고 저한텐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거든요
좀 안맞는다고 손절하거나 그럴 수있는 사이는 절대 아닌....
오늘은 간만에 만나 가볍게 한잔하고 왔는데 참 씁쓸하더라고요
사실 이런 기분을 느낀것도 이미 좀 되긴 했지만
원래는 전혀 문제없었는데 5년전쯤 그 친구 결혼이후로 많은게 변하더라고요
정확히는 저보단 제 친구가 많이 성격이 변했어요
너무 많은 부분에서 예민해졌다고 해야하나
이해하는 부분은 분명 있어요
회사는 맨날 야근하지 집에오면 가족도 챙기고 집안일 신경쓰느라 정신없지
시간이 없으니 사람은 못보고 스트레스는 풀어야 하니 거의 매일같이 혼술만 하고
술도 엄청 먹더라고요. 정신과 상담도 고려할정도로
저의 삶은 그보단 여유가 있고 충분히 이해해다보니 나름 열심히 맞춰주기도 했거든요
예민해 하는 화두가 너무 많아져서 이제는 무슨 얘기를 꺼내야할지 몰라 고민하다가도
항상 조심스럽게 이것저것 물어보기도 하고
옛날엔 정말 편하게 얘기할수 있었던 정치나 부동산 같은 얘기는 아예 먼저 꺼낼 생각 조차도 안하고
어떻게 하면 오랜만에 만나 서로 즐겁게 얘기하다 갈수있을까 고민하고
그런데 이젠 내 얘기 조차도 편히 하기가 힘드네요
최근의 고민거리를 좀 얘기하려했는데 일단 들을 생각을 전혀 안하고 자꾸 중간에 끊으며
뜬금없는 자기 관점을 자꾸 얘기하더라고요... 그것도 좀 강압적인 훈계조로
그러다보면 쓸데없는 토론이 자꾸 발생해서 얘기는 진전이 없고 갑갑한 그런 상황의 반복
너무 짜증이 나니깐 오늘은 저도 참참못하고 일갈했어요
너에 관해선 무슨 얘기를 꺼내도 예민하게 굴고 훈계로 들린다고 발끈하면서
어떻게 내 얘긴 귓등으로도 안듣고 니 생각만 강요하고 앉아있냐
내가 제일 경멸하는 인간 타입이 내로남불형인거 알면서 왜그러냐 제발 적당히 좀 해라
오랜만에 만나서 왜 이렇게 피로감을 느끼게 하냐고요
그러니 조금은 정신이 들었는지 친구도 미안해하길래 저도 그냥 좋게 마무리하고 웃으며 헤어지긴 했죠
그런데 돌아오는길에 계속 찜찜하더라고요
갈수록 서로 안맞고 피곤한데 이러다 서로 마음까지도 아예 멀어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물론 나이 먹으면 인간관계가 현실적으로 정리되는건 저도 아는데 적어도 이 친구는 그럴수 없어서요
오늘 만나기전까지만 해도 그런생각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제 의지와 상관없이 그럴수도 있다 생각하니
무척이나 괴롭습니다.
이렇게 괴로울땐 항상 이 친구한테 터놓았는데...
이런 상황에선 정말 터놓을데가 없으니 세랴에 풀게되네요
처음으로 술기운에 쓰는 글이라 상당히 부끄럽긴 합니다만 이해해주시길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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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지기 베프하나 있는데
노는자리에서 뜬금 정치이야기로 목소리 높이면서 이야기하는데 도저히 공갑하기가 힘들고 이야기도 안될거같아서
그뒤로 보기가 꺼려지더라고요
여전히 안부문자 정도는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