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의 가장 큰 혁신은 어디에서 오는가
타다에는 흔히 '모빌리티 혁신' 이라는 말이 붙어다닙니다.
그런데 타다보다 더 나은 모델로 평가받는 우버도 하루에 100억원씩 적자를 보고 있고 (연간 4조 적자인데 정말 엄청나게 큰 금액이죠) 이 서비스가 도대체 무슨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건지 이해하기 힘들죠.
전 타다가 자체적으로 만들어낸 혁신은 없다고 봅니다. 대신, 타다의 혁신은 시장 구조에서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타다의 가장 큰 혁신은 기사가 친절하다는 것입니다.
타다는 유휴 자동차를 이용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없고
일반 승용차보다 카니발이 더 나을 것도 없으며 (나은 경우도 있겠지만)
카카오 택시 등의 서비스보다 앱의 편의 기능이 특출나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이건 기존 택시 서비스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기능적 특성이 있어서가 아니라
시장에서 타다라는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구분되어 인식되기 때문에 평판 관리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택시기사들끼리 연합해서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거나 해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이죠.
이 때 이들이 손해보는 지점은 높은 서비스에 비해 가격을 높이 받을 수 없다는 부분인데, 이 점만 타다와 다릅니다. 타다는 택시 서비스가 아니라 가격 규제를 받지 않으니까요. 더 높이 가격을 받을 수 있고, 독자가격체계를 활용할 수 있죠.
물론, 규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기존 택시 기사들이 자발적으로 평가받으며 높은 퀄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가격을 받겠다고 할지는 의문이긴 합니다.
하지만 결국 타다의 혁신은 - 그들이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 평판을 분리함으로써 서비스 퀄리티를 높일 유인이 생긴다는 것이고
택시요금 규제가 풀리며 인식가능한 서비스가 된다면 별 차이도 없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저는 타다 규제 논란에 대해 논의가 장기적으로 이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왜 택시 기사들에게 면허의 재산권을 인정해주기 시작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가격규제로 면허제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인데, 타다는 면허를 매입하지도 않고, 가격 규제를 받지도 않습니다.
타다가 착해서가 아니라, 평판이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정보가 드러나 있어 친절한 것입니다.
택시기사들은 평판이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레몬 마켓의 이점을 보는 것이고요.
기존 택시는 차치하고서라도, 여러 기업들이 구분가능한 서비스 평판을 들고 택시 시장에 뛰어들텐데, 정부가 메커니즘 디자인을 어떤 방식으로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로우 퀄리티 - 로우 프라이스 / 하이 퀄리티 - 하이프라이스의 제품군이 모두 살아남는 방식의 시장 획정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짜증나는 택시기사님들 만날 때도 있지만, 낮은 가격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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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등의 서비스를 사용해 본 적이 없는데 이 글을 보고 요즘 이슈에 대해 배워가네요!!
역시 세랴는 인생에 도움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