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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때 똥 때매 울었던 기억.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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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2 10:34:27

초3 때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공감하신 바와 같이 저 또한 학교에서 대변을 해결하는 것에 매우 거부감이 컸습니다. 민망한 일이라고 여겼던 터라..그래서 오히려 수업시간을 애용하곤 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유동인구가 많아 절대 불가능하고, 그나마 수업시간에 가면 쾌적하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날은 계산이 틀어졌습니다. 대변기에 앉아 있는 와중에 쉬는 시간 종이 울린 겁니다ㄷㄷ 심지어 6학년 형 누나들이 쓰는 2층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었습니다. 양변기는 1,2층에 한 칸씩만 설치되어 있었기에 4층에서 2층까지 배를 부여잡고 내려갔던 겁니다.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마자 형 누나들이 우르르르르 뛰쳐나오는 게 들렸고 저는 얼른 뒷처리를 해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했죠. 형들이 화장실에 들어와 1사로에 있는 제 인기척을 느꼈습니다. 자기들끼리 숨 죽여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윽고 한 형아가 1사로 문을 열어재꼈습니다 ㄷㄷㄷ 양변기 칸은 문고리가 없었습니다. 그 '촤르륵'열리는 플라스틱 커텐 형식의 문이었기에 저는 그들을 막을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집단 광기에 폭주하기 시작했고 초3 스키너는 변기에 앉은 채 온 힘을 다해 문을 막았습니다. 위에서는 물이 날아오고 똥쟁이라며 놀리던 형들 ㄷㄷ 나중에는 축구공도 날아오더군요. 결국 스키너는 울음을 터뜨렸고 그제서야 형들은 도망을 갔습니다.

혼자 남겨져 일처리 끝내고 훌쩍이며 교실로 돌아가니 친구가 무슨 일이냐며 묻더군요. 다 털어놓으니 친구가 담임 선생님께 상황을 보고했더군요. 증거물인 '축구공'을 토대로 범인들을 색출해냈습니다. 결국 사과 받고 끝났지만 이후로 초딩 졸업할 때까지 화장실에서 대변을 본 일이 없었네요.

ㅠㅠㅠ울보 스키너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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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6-02 10:35:15

진짜 쓰레기들이네...

OP
2020-06-02 10:54:26

끽해봐야 13살 짜리들..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개의치 않습니디.

2020-06-02 10:35:34

악당이 너무 많다...

2020-06-02 10:35:36

으앙 울지마잉 ㅠㅠㅠㅠㅠㅠㅠㅠ

2020-06-02 10:35:49

을보 보다 등교거부하지 않은게 용한 ㄷㄷㄷ

OP
2020-06-02 10:38:10

울보에 쫄보라 초중고딩 개근입니다ㅠㅠ

2020-06-02 10:40:21

트라우마 생길 거 같은데 지금은 변 볼때 괜찮으신지요?

OP
2020-06-02 10:55:36

그때부터 한창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앓고 살았는데 군대에서 나았습니다 ㅎㅎㅎ 심리적으로 큰 트라우마는 남지 않았구여

2020-06-02 10:48:32

좋은 친구분을 두셨었군요 ㄷㄷ 의리가 아주

OP
2020-06-02 10:56:20

초딩 때 친구 중 여전히 연락하는 유일한 친구입니다ㅋㅋㅋㅋ자주 만나지는 못 하지만 만나면 아직도 가끔 그 이야기 합니다..ㅠㅠ

2020-06-02 10:48:34

그때부터였군요.
축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게...

OP
2020-06-02 10:56:40

ㄷㄷㄷ 0102시즌 밀란은 뭐하고 있을 때였져 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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