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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데스리가 주요 구단들의 재정규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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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0-01-26 15:53:07

현 분데스리가에는 앞선 글에서 언급한 50+1 규정에서 예외를 적용받거나 편법으로 빠져나간 경우 외에도 50+1을 지키면서도 외부인물이 구단 운영에 깊숙히 개입한 사례 역시 존재합니다. 분데스리가 규정 상 한 개인이나 단체가 분데스리가 구단의 주인이 될 수는 없지만 49.9%까지의 지분은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한 지분을 확보하고 구단 측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나갈 수는 있기 때문인데요..

 

큰 틀에서 보면 FC 바이에른 뮌헨 역시도 지분의 25%는 외부기업에 그 소유권이 있는 상황이므로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고도 볼 수 있죠. 다만 8.33%의 지분이 3개 기업에 분배되어 있는 형태이고 또 이들 기업들이 긴밀한 파트너쉽 이상으로 구단 운영에 개입하고 있지는 않은 반면에 많은 지분을 사들인 외부인물이 구단에 일정수준의 지원을 댓가로 운영에 간섭하거나 실질적인 구단주 행세를 하는 경우 역시 존재합니다..

 

우선 근래 분데스리가의 화젯거리 중 하나는 헤르타 베를린의 변신인데요.. 이 팀은 수도 베를린을 연고로 하는 구단이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2부리그에 강등되기도 했고, 또 이적료 1,000만유로 한 번 쓰기도 버거울 정도로 재정적으로도 규모가 있는 구단은 아니었죠. 그러나 작년 하반기 들어 독일의 빌게이츠로 불린다는 기업가 Lars Windhorst가 이 팀의 지분을 인수하는 작업에 나서 37.5%의 지분을 125 mio에 사들인데 이어 나머지 12.4%의 지분까지 99 mio에 추가로 매입하는 작업까지 마무리하면서 총 224 mio를 구단에 지불하고 49.9%의 지분을 확보, 구단 내에서 큰 영향력을 확보하게 되었죠.

 

뒤이어 위르겐 클린스만을 구단의 사외이사로 앉히며 자신의 대리인 겸 얼굴마담의 역할을 맡겼고 투자 또한 본격적으로 시작해 이전같았으면 꿈도 못꿨을 '고급선수'인 그라닛 자카의 영입을 거의 성사시키는 등 겨울이적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죠. 뒤이어 율리안 드락슬러나 마리오 괴체와 같은 선수들과도 염문을 뿌린 끝에 결국 수비형미드필더 자원 2명을 영입하는데 35 mio의 이적료를 투입한 채로 겨울이적시장을 마무리지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전과 같았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행보.. 아마 다가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진정 파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가 되는데 다만 그 전에 올 시즌 1부리그 잔류를 이루어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볼 수 있죠.

 

단순 선수영입 뿐만 아니라 당초 샬케 04 등과 함께 분데스리가에서 가장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구단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 많은 부채도 지분을 매각하며 받은 큰 규모의 급전을 통해 상환을 했을 것이고.. 또 2~3년 전부터 계획해오던 새로운 경기장 건설 역시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헤르타 베를린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을 위해 지어졌던 올림피아슈타디온을 아직도 사용하고 있는데요.. 당연히 종합경기장이라 시야도 좋지 않고 시설도 상당히 노후화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헤르타 베를린의 평균관중은 4~5만명 수준으로 적은 편은 아니지만 올림피아슈타디온의 수용인원이 약 75,000명에 달해 동원률도 좋지 못한 상황.. 때문에 55,000석 규모의 전용구장을 올림피아슈타디온의 임대계약이 끝나는 2025년까지 건설할 계획에 있는데 여기에도 Windhorst의 투자가 크게 작용할 전망입니다. 결국 구단 측은 Windhorst의 투자를 통해서 독일 수도를 대표하는 구단의 큰 도약을 추진하고, 또 Windhorst은 구단 가치를 크게 끌어올려 수익을 창출한다고 하는 상호 간의 윈윈전략을 노리는 계획인데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될 일이죠.

 

또 지금은 2부리그에 있지만 함부르크 SV 역시도 한 기업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바 있던 구단입니다. 독일 소재의 세계적인 포워딩 기업인 퀴네앤드나겔의 클라우스-미카엘 퀴네 회장이 그 주인공인데요.. 함부르크는 독일 최대규모의 항구도시이자 유럽 해운산업의 대표도시 중 하나로 퀴네앤드나겔의 본사가 이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퀴네 본인 역시도 함부르크 출신이고 또 함부르크 SV의 오랜 팬이기 때문에 2010년 경부터 자금을 지원하고 나선 것이그 인연의 시작이었죠. 다만 댓가없이 지원한 것은 아니고 2010년에는 1,250만유로의 자금을 지원하는 댓가로 마르첼 얀젠, 호세 파올로 게레로 등 일부 주축선수들의 소유권 33%를 받는가하면 2012년 라파엘 반 데 바르트를 다시금 영입할 때 850만유로의 자금을 구단 측에 대출해주었다가 상환 대신 선수소유권 33%를 댓가로 받는 등 지원이라기보다는 구단 측과 거래를 해왔다고 볼 수 있는 인물이죠.

 

이후에도 구단에 적지않은 돈을 대출해주는 등 큰 규모의 투자를 한 것은 사실이고 반면 성과가 거의 나오지 않아 퀴네도 손실을 많이 보았을 것으로 추측되기는 합니다만.. 그 과정에서 구단에 대한 간섭이 대단히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데다 선수단이나 코칭스태프 등에게 모욕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는 등의 면모 또한 밝혀지면서 퀴네에 대한 비판여론도 상당했죠.. 결국 함부르크 구단 측에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혀 바라보지 못하고 당장의 급한 불만 끄는데 급급해 퀴네의 적지 않은 투자액을 대부분 헛되이 날려먹었고, 퀴네는 조급함으로 그러한 상황을 부채질한 아주 안좋은 사례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결국 2018년 함부르크가 2부리그에 강등된 이후 퀴네는 함부르크에 대한 투자중단을 선언했고, 이후 관계가 아예 끊어진 것은 아니고 여전히 20.57%의 지분을 퀴네가 가지고 있는데다 금전관계 자체는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그 영향력이 크게 줄었고 함부르크는 경영진 교체와 선수단 연봉규모 축소 등을 통해 자력갱생의 길을 열심히 찾아나가고 있죠.. 때문에 함부르크는 1부리그에 재승격을 하더라도 당분간은 프라이부르크, 아욱스부르크, 마인쯔와 같은 근래 1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소형구단들보다도 돈을 쓰기가 힘들겁니다.. 다만 팬베이스만큼은 독일 내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구단이기 때문에 착실하게 재건을 이어갈 수 있다면 언젠가는 다시금 부활의 날개짓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수도 있겠죠.

 

그런가하면 현재 3부리그에 소속된 1860 뮌헨에는 아랍인 투자자가 있습니다. 요르단 국적의 Hasan Ismaik라는 인물인데요.. 아부다비 소재의 대형 투자회사 MARYA의 오너로 지난 2011년 1860 뮌헨의 의결권주 49%를 인수한 뒤 큰 영향력을 행사해오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인수한 뒤 지금까지 총 7~80 mio의 금액을 투자했다고 하고 또 새로운 경기장 건설을 추진하기도 했었는데요.. 그러나 선수영입 등에는 딱히 큰 투자가 없었기에 2부리그에 계속 머물다가 총 10 mio에 가까운 2부리그에서는 제법 큰 이적료를 투자한 2017/18시즌에는 오히려 팀이 3부리그로 강등을 당하게 되었죠. 그런데 이 때 진짜 비극이 찾아옵니다.

 

독일리그는 3부리그를 세미프로로 취급하기 때문에 참여를 위해서는 라이선스 갱신비용을 필요로 했는데 1860 뮌헨 자체적으로는 이 돈을 지불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Ismaik가 이 돈을 지불하려 했으나 구단 내 경영진 간의 권력다툼이 일어나면서 끝내 Ismaik의 지원은 이루어지지 못했고 라이선스를 갱신하지 못한 1860 뮌헨은 3부리그가 아닌 아마추어 지역리그인 4부리그로 강등되고 말았죠. 한 시즌 만에 3부리그로 승격을 하기는 했습니다만.. 올 시즌 3부리그에서는 12위에 머무르고 있어 승격은 어렵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Ismaik는 50+1의 폐지를 강력하게 주장하며 위헌소송까지 재기했지만 끝내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죠. 지금도 Ismaik는 1860 뮌헨의 지분 다수를 가진 투자자로서 최근 구단을 유럽무대로 이끄는 것이 꿈이라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만.. 경영진과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팬들 조차 부정적인 입장이라 현재로서는 구단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가 힘들어보입니다.

 

이 외에 1부리그 기준으로 근래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팬베이스도 갖춘 팀이 보루시아 묀센글라드바흐와 아인라프트 프랑크푸르트 등이 있습니다. 묀센글라드바흐는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나름 바이언과 함께 분데스리가를 호령하던 팀이었지만 가세가 조금씩 꺾여 2000년대에는 2부리그에 몇 번 강등되기도 했었는데요.. 그러나 2010년대 루시앙 파브레 감독이 이끌기 시작한 뒤로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진출하는 등 다시금 리그의 중상위권 팀으로 올라섰고 그 결과 한 선수에 1~20 mio 수준의 이적료를 투자하는 상황까지는 올라왔습니다. 물론 순 투자는 아니고 매 시즌 꾸준히 좋은 선수들을 발굴해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어 그 반대급부로서 큰 규모의 영입이 가능한 상황이죠.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이 팀도 옛날에는 나름 이름 좀 떨치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2부리그에 수 차례 강등되는 등 부침이 있었고 2010년대 접어들어서까지도 사실은 1부리그와 2부리그를 왔다갔다하는 1.5부리그 팀의 이미지가 있었는데 2010년대 중반 니코 코바치 감독이 팀을 한 단계 상승시킨 뒤로 특히 근래에 루카 요비치, 마르첼 헬러 등의 선수를 엄청나게 비싸게 매각하는데 성공하면서 씀씀이도 제법 커졌습니다. 예전에는 4~5 mio 쓰면 정말 큰 돈 쓰는 셈이었고 아직도 클럽레코드는 9 mio입니다만.. 그래도 지난 시즌에는 100 mio의 이적료 수익 중 60 mio를 선수영입에 재투자하기도 했죠. 또 묀센글라드바흐는 나름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에서 가장 큰 팬베이스를 갖춘 구단에 속하고, 프랑크푸르트는 그 도시자체가 대도시에 속하기 때문에 팬베이스 자체도 두텁다고 볼 수 있죠.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주를 대표하는 양대도시로서는 뒤셀도르프와 쾰른이 있고 양 도시를 대표하는 축구클럽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와 1.FC 쾰른이 모두 현재 1부리그에 속해있는데요.. 다만 양 구단은 재정규모 자체는 분데스리가 1부리그 내에서는 하위권에 속하는 편입니다. 아무래도 묀센글라드바흐나 프랑크푸르트가 최근 꾸준한 성적을 내고 또 좋은선수를 여럿 배출해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데 성공하며 자금력을 강화한 반면에 양 구단은 그렇지 못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고.. 또 잘 알려진 구단인 베르더 브레멘의 경우에는 역시 재정규모 자체는 현 1부리그에서는 중하위권 수준으로 볼 수가 있습니다. 클럽레코드는 2년 전 다비 클라센을 영입할 때 기록한 13.5 mio이고 근래들어 인당 7~8 mio 규모의 선수영입은 꾸준히 하는 등 돈을 나름 쓰기는 쓰는 편입니다만.. 아무래도 200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한창 잘나가던 때도 재정규모를 크게 키우지는 못했기 때문에 씀씀이 큰 구단이 늘어나는 추세의 분데스리가에서는 자금력에서 밀려나고 있는 상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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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020-01-26 16:56:08

1860 뮌헨은 그래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나가고 지금은 그륀발데어 슈타디온 쓰고있죠. 예전에 알리안츠 아레나 갔을때 1860뮌헨 라커룸 보여줬었는데 돌이켜보면 다시는 볼 수 없을 모습을 보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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