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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밀란이 무시당하고 얕보일 팀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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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7 12:01:14

아래 글 저격이라서 조심스럽습니다만, 동의하지 못하겠는 부분이 있어서 써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저는 현승희님 덕분에 좋은 자료 많이 보고 있고 감사함을 느끼는 사람입니다. 다만 이 부분에 있어서 동의하기 어려워서 쓰는 글일뿐, 현승희님에 대한 개인적 감정은 전혀 없으니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역사적으로 강팀간 매치업에서 한쪽의 큰 점수차 승리로 끝난 경기들이 이따금씩 있는데, 그건 특이한 예외적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2014 브라질 - 독일이 7대1 점수차만큼의 전력차도 아니었을테고, 같은 멤버로 10번 100번을 붙었다 한들 7대1이라는 결과가 또 나올 확률은 거의 0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찬가지로 1994 밀란, 바르셀로나가 다시 붙었다 한들 밀란이 4대0으로 승리할 확률은 매우 낮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바르셀로나가 이길 확률도 상당히 높을 것이구요.

  

- 그런데 다른 경기도 아니고 챔스 결승인데, 상대를 얕본다는 이야기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챔결 매치업 중 가장 전력차이가 컸다고 여겨지던게 04-05 밀란-리버풀이었던 것 같은데, 그 때 밀란도 경기 지고 상대를 얕봤다느니, 전반 끝나고 샴페인 터뜨렸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당사자들은 전부 부정했죠.)

만약 실제로 챔스 결승인데 상대를 얕보고 무시했다면 그 팀 구성원 전체의 프로 의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리그 우승해서 축제하고 놀자판으로 하다가 3일 뒤 챔스 결승 망쳤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시즌 리버풀처럼 30년만에 리그 우승한 팀이면 그럴수도 있겠다 하겠는데, 그 당시 바르셀로나는 4년 연속 리그 우승팀이었습니다. 해마다 하는 리그 우승 즐기다가 당시 기준 한번밖에 우승 못해봤던 챔스 결승을 날리는 팀이 있다면 제대로 붙었으면 해볼만 했다라는 논의를 할 가치도 없는 팀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관점을 바꿔서, 당시 바르셀로나 입장에서 밀란을 무시하고 얕잡을 정도였나를 따져보겠습니다. 


- 저도 해당시즌 경기력과 세간의 평들 종합하면 바르셀로나가 정배였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그렇다고 차이가 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밀란은 그 시기 최강자였던 팀 중 하나로 당장 직전시즌 챔스 준우승팀입니다. 1988-1989 시즌부터 1993-1994 시즌 당시까지 마르세유를 제외하면 챔스에서 밀란을 탈락시킨 팀 자체가 없었습니다. 참고로 바르셀로나는 직전 시즌 챔스 16강에서 CSKA 모스크바에게 떨어졌던 팀입니다.

(아무리 93-94 시즌 경기력이나 전력 평가가 바르셀로나가 우위라고 한들, 상대가 당대 가장 잘나갔었던 밀란인데 무시하고 얕볼 정도였는지 싶습니다.)

 

- 당시 밀란은 사키 시절 전성기를 열었던 오렌지 삼총사가 이탈하였지만, 당대 최강팀 중 하나였던 마르세유에서 파팽 (91 발롱도르 위너), 드사이, 그리고 1991 챔스 우승 핵심 멤버 중 하나였던 사비세비치 (91 발롱도르 2위), 그리고 주목받던 젊은 선수들인 보반, 렌티니 등의 보강이 이뤄졌던 팀입니다. 바로 직전 시즌 1992-1993 시즌 밀란은 오늘날 레바뮌의 원조격이라 할만큼 화려한 스쿼드를 보유하던 팀이었구요. 게다가 밀란이 자랑하던 이탈리아 멤버들은 그대로 유지되었었구요. 알베르티니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고 있었죠. 반 바스텐의 이탈은 컸지만, 이미 그 전부터 반 바스텐 없이도 성과를 내고 있었구요.

 

- 바르셀로나의 자국 스페인 멤버들이 역대급이라 한들, 동시대 이탈리아 멤버들에 비해 앞선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 바로 그 다음 시즌을 보더라도, 바르셀로나는 챔스 8강에서 PSG에게 졌는데, 밀란은 4강에서 그 PSG를 3대0으로 완파하고 3시즌 연속 챔스 결승에 올라갔습니다.



 

* 사족인데, 개인적으로 드림팀이라 불렸던 그 당시 바르셀로나는 실제 성과에 비해 고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자국에서 4연속 우승하긴 했지만 지금처럼 확대된 챔스도 아니었던 1국가 1팀 참가하던 예전 챔스에서 (우승 / 16강 / 준우승 / 8강)이라는 결과물에 비해 더 자주 더 높게 평가되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당대에 마찬가지로 자국 리그는 씹어먹고 챔스에서 성과가 더 좋았던 팀이 2팀이나 있었고 (밀란, 마르세유), 시기가 겹치진 않지만 직후 챔스 3연속 결승에 4연속 4강에 올랐던 유벤투스와 비교해보면 훨씬 더 자주, 더 높이 언급됩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에도 공격 축구 또는 흔히 말하는 아름다운 축구 하는 팀에 대해 많은 팬들이 열광하고 언론에서 고평가하는 부분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펩시티가 거의 해마다 챔스 우승 배당 1위 하는것과 유사한 느낌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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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1-03-07 11:49:33

심지어 라우드럽은 나오지도 못한

2021-03-07 11:49:50

동의합니다.

2021-03-07 11:53:00

그시절 배당도르 ㄷㄷ

2021-03-07 11:54:51

챔결 앞두고 상대를 얕볼정도로 멍청한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네요 그게 사실이면 답도 없는 멍청이 집단이란건데 그러진 않았을듯

2021-03-07 12:12:21

근데 실제로 얕보고 놀았습니다요..ㅎㅎ

2021-03-07 12:35:10

노답 멍청이 집단 맞고 발릴만 해서 발린듯

2021-03-07 11:54:52

말디니랑 코스타쿠르타도 있었을테니

Updated at 2021-03-07 12:30:27

저 경기 코스타쿠르타 안 나왔습니다.. 부상인지 경고누적인지는 모르겄음..

2021-03-07 12:02:01

크루이프 주둥이가 문제였던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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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21-03-07 12:17:16

음.. 뭔가 오해를 하시는 거 같은데 제가 밀란을 얕본건 아니고

당시에 상대적으로 언더독이라는 평가가 있었다는 겁니다..

이건 뭐 그때 분위기가 그랬다는 거.. 

리그 세비야전 이기고 우승하면서 놀자판 분위기로 실제로 놀았죠 바르샤가..

그래서 4대0 박살난 게 당시 더 충격이었던 거고..

의견이 다른 거야 사람마다 다 각자의 관점이 있는 거고..

그리고 결승전에 바레시가 없었다는 점도 

당시에 그런 인식이 있었던 이유중 하나다 싶습니다.

반 바스텐과 바레시가 없으니 공수에 최전성기 밀란의 차포가 없는 상태니 

바르샤 입장에서는 좀 얕보는 기운이 있을만도 하겠죠.. 

워낙 공격진이 화려했던 바르샤니.. 호마리우와 스토이치코프가 최전성기라..

2021-03-07 12:18:57

얕볼만 했다ㅎ 라고 쓰셔서 그렇게 읽히는 듯

2021-03-07 12:22:57

뭐 당시 인식으로는 얕볼 만한 상황이기도 하죠.

이건 걍 그때 분위기가 그랬다는 거라.. 

그리고 얕본게 사실이냐고 하면 당시 바르샤 준우승 회고에서 

리그 역전우승하고 챔스 준비 제대로 안했다가 참패당했다 뭐 이런 식의 회고들이 있으니..

아마 유튜브 바르샤나 밀란 다큐에서 그런 부분들이 있을 거 같습니다.

제가 당시 밀란이 바르샤보다 약하니 얕볼만했다ㅎ고 비웃은 게 아닙니다..

 

OP
Updated at 2021-03-07 13:53:46

댓글 감사합니다.

그 당시 상대적 전력 열세였다는 평가는 저도 알고 있고, 동의하네요.


Updated at 2022-03-05 19:38:29


OP
2021-03-07 13:51:22

말씀대로 전력 누수가 있긴 했습니다.

 

근데 이것도 변호를 해보자면

갈리는 코스타쿠르타 이전에 주전이었던 선수고 그 당시 대표팀에도 뽑힌 경력이 있던 선수였고 (즉 밀란이 아니었으면 주전했을 선수)

마싸로가 득점은 적지만 그 시즌 리그 베스트급 선수였는데, 그렇게 생각했다면 진짜 오만하다면 오만한거고 전력 분석 제대로 못한거죠.

2021-03-07 13:42:27

92올림픽이 하필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면서 그때 미국이 하필 처음으로 농구 드림팀 결성해서 갔는데 하필 바르셀로나가 자기팀 기준 역대급 전성기여서 붙인 별명이 아닌가 싶습니다

2021-03-07 14:13:55

2년 전에도 비슷했죠
리버풀 1차전에서 3:0으로 떡실신 시키고
2차전에 살라,피르미누,반다이크 결장이었는데
4:0으로 발려버렸죠

2021-03-07 23:50:20

스페인 언론들이 경기시작도 전부터 이미 우승한것처럼 설레발 떨었다는데 역시 설레발은 필패네요 유벤투스도 83챔스 결승, 97챔스 결승 직전에 언론들이 이미 승부는 결정된거나 다름 없다는식의 늬앙스를 띄었다는데 결국 2번모두 유베가 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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