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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보는 이슬람 교리와 기독교 교리의 베이스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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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06-13 07:00:42

저는 무신론자입니다만 타인들의 종교를 존중해야 한다고 믿고 무신론자들 중에서 타인들에게 무신론을 강요하는 사람들을 '무신론 광신도'로 부르는 편입니다. 본인의 의견이 어떻고를 떠나서 타인의 의견들이 남에게 해가 되기 전까지는 서로 존중해주는 것이 현대 사회 윤리에 가장 적합한 사고방식이겠죠.


여튼 저는 무신론자이긴 해도 역사에 있어서 종교가 끼친 영향력을 낮게 평가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종교는 수천년의 인류 역사 내내 함께 해왔던, 그야말로 현대의 공산주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등등의 이념들은 '따위'라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인류 역사 기간 내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죠. 종교를 모르면 사실 역사를 반 쯤 모른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겝니다. 그래서 종교 교리들에 대한 공부도 꽤 많이 했던 편인데 그 결과 나온 결론은 이단, 사이비들은 정말로 억울한 소수 케이스를 제외하면 절대다수가 이단, 사이비로 사회에서 배척받은 이유가 있는 교리들을 가지고 있고 반대로 공인된 교리를 가진 정식 종교들은 대부분 사회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공통된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 종교들의 그러한 공통점을 표출시키는 매개체가 현세지향적(유교, 조로아스터교 등등)이냐 내세지향적(여러 다른 종교들 및 대표적으로 아브라함계 종교들 - 기독교, 이슬람교, 유대교)이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죠. 현세를 건강하고 행복하고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서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고 예의를 다하고 심성을 수련해야한다라는 이론이나 내세에 천국에 가기 위해서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고 예의를 다하고 심성을 수련해야한다는 거나 결국 사회에 도움이 되는 교리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으니까요.


그리고 대부분의 민중들은 이렇듯이 '이해하기 아주 쉬운' 교리의 기본 베이스를 기준으로 해서 그 종교를 선택합니다. 굳이 시시콜콜하게 세부적인 종교 교리까지 파헤치고 들어가서 따져가며 종교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뭐 거의 없죠. 그래서 가끔 그러한 대중들의 시선에 의할 때에 신학자들이 펼치는 교리 논쟁은 병림픽처럼 보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대중들의 생각과는 달리, 확고하고 체계적으로 정립된 교리가 없는 종교는 사이비와 이단이 창궐할 때에 '논리를 통해' 그들을 찍어누를 역량이 없습니다. 그 말은 기존 교단과 교리가 이단, 사이비에 의해 쉽게 붕괴되어버릴 수 있다는 의미인데 그 이단, 사이비가 그나마 억울하게 교리의 해석 차이만 가지고도 이단이나 사이비로 찍힌 케이스면 몰라도 신X지, JXS 등등 따위의 막장 교리를 가진 이단, 사이비라면 이게 사회적으로 끼칠 악영향은 기존 종교의 백배 천배 이상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보편종교'로 현대에 까지 군림하는 종교들 내지 그래도 '민족종교'로써 현대까지 보편종교에 밀리지 않고 살아남은 종교들은 대부분 '종교 생존'을 위해서 수백-수천년에 걸쳐서 내부 교리들을 계속해서 재정립하고 가다듬었던 편입니다. 이슬람교가 현대에 와서 욕 먹는 이유가 교리가 체계적인 것은 맞는데 그러한 개량성, 변화성이 너무 적어서 중세 윤리에는 적합할지 몰라도 현대 윤리 기준으로는 막장인 교리들이 많기 때문이죠. 물론 이슬람교에 명시된 적도 없는 명예 살인 등등 여러 악습은 후대인들이 종교 교리도 안 읽고 어거지로 끼워맞춘 거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교리들이 현대 윤리에 영 좋지 않은 부분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슬람교조차도 내부 교파들을 전부 포함해서 거의 세계 20억에 가까운 인구가 믿는 초거대 보편 종교임을 고려할 때에, 그리고 그들 내부 학파들이 지금도 열띈 논쟁을 펼치고 있다는 점을 볼 때에(문제는 보통 한발리 학파같은 근본주의 학파가 강세라는게..) 이슬람교 역시 공인 종교로써 지속적인 개량과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겠습니다. 이슬람의 경우에는 무함마드가 보통 인간은 아니지만 적어도 신성을 가지지는 못한, '인간의 한계'를 가진 사도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교리 논쟁 대부분은 '무함마드가 말했던 이론들을 지금 와서 현대 윤리에 맞춰 바꿔야 하나 말아야 하나?'에 촛점이 맞춰져 있지요.

 

긍정적인 방식으로 매우 진보적인(근본주의자들 입장에서는 이단 중에서도 한참 이단급인) 이슬람 학자들은 '무함마드가 최고 최후의 신의 사도라고는 하지만 그 역시 결국 신성을 지니지 못한 인간이기에 그의 이론들 중에서 틀린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있다면 수정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우리가 예수가 선지자인 것은 인정하지만 그의 모든 이론에 수긍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그의 신성(신의 아들이자 신 그 자체)을 믿지 않기 때문이다. 예수가 인성만을 가지고 있기에 그의 이론에 결함이 있을 수 있다면 이는 무함마드의 이론도 마찬가지이다.'라고 말하며 이를 이슬람교가 현대 윤리에 맞춰서 바뀌어야할 논리적 밑거름으로 삼고 있지요.

 

물론 근본주의자들은 '빼액~! 무함마드니뮤가 최고의 마지막 선지자인거 모름?! 틀릴 리가 없음!'이라고 굴기는 합니다. 사실 이 모든 근본적인 원인은 무함마드가 기독교의 창시자인 예수에 비해서 지나치게 '정치적이고 시시콜콜한 당대 현실사회적인' 개념들까지 몽땅 건드릴 정도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교리를 직접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게 무함마드가 살던 중세 시대에야 맞는 윤리 이론들일지 몰라도 현대에까지 맞을 수는 없는 법이라는게 이슬람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점인 것이죠. 아무리 창시자가 본인의 신성을 부정했다고 해도(무함마드 사망 당시 무함마드는 아랍인들이 자신의 죽음에 깜짝 놀라며 당신은 불사의 존재가 아니었냐고 묻자 '알라[신] 외에 인간 따위가 어찌 감히 불사의 신성을 가질 수 있겠느냐'라며 자신의 신성을 부정하며 죽었습니다) 교리 창시자가 시시콜콜하게 만들어놓은 세부적인 교리들이라 할지라도 창시자가 직접 창설한 것을 건드린다는 것은 종교 정통성에 있어서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죠. 그것이 이슬람교가 현대 윤리에 발 맞추기 어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반면 예수 그리스도의 경우에는 논지가 무함마드에 비해서 훨씬 간단하고 기본적인 것들만 건드리고 있습니다. 시시콜콜한 당대 사회 윤리(여자는 뭘 어째야하고 남자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에 법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운운..)에 대해 얘기하는게 아니라 법은 당대 법대로(가이사[카이사르]의 것은 가이사[카이사르]에게 이론) 따를 것이고 자신은 신성을 가진 존재로써 어디까지나 신과 관련된,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 정말로 해야하는 정말로 기본적인 것들인 '서로 사랑하라, 서로 해치지 말라, 신을 섬기라' 라는 개념들만 설파할테니 이에 따르라는 식이었죠. 그래서 사실 예수가 당대에 설파한 이론들과 무함마드가 설파한 이론들을 보면 예수의 이론은 훨씬 간단하고 '체계적이지는 않은' 주장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이론은 엄청난 공감을 얻었는데 그 이유는 예수의 주장들은 결국 '내세를 위한 깊은 신앙심과 사랑'이었고 이게 뭐 굳이 대단한 체계적인 이론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사실 그래서 저는 무함마드도 나쁜 사람은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무신론자 기준으로 봐도 예수 그리스도는 정말로 존경할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그러고 당대 종교인들에게 눈칫밥 먹어가며 떠들어댔겠습니까. 수하들이 로마 제국이나 제국 산하의 유대 왕국 정부 및 유대교 교단 상대로 반란이나 일으킬 생각해도(이걸 예수가 진짜로 시도했으면 저는 예수는 예수가 아니라 무함마드 MK.1이 되었을 거라고 봅니다. 갑자기 행보가 정치적으로 변하는 꼴이니까요.) 본인은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한다라며 마땅히 신을 위해 그리고 '인간을 위해' 순교하겠다고 자처를 했는데 기독교가 엄청난 범보편종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창시자 그 자신의 태도가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겠습니까.


그러나 다들 알다시피 예수가 정말로 신성을 가지고 승천을 했던 아니면 그냥 인간이었던 간에 예수는 로마 제국과 유대 왕국에 의해 '인간으로써는' 죽었는데 예수의 '승천' 이후 그의 저 기본적인 주장들을 바탕으로 그의 제자들, 그 중에서도 필두급이었던 베드로와 바오로가 체계적인 교리를 작성하기 시작하면서 기독교 교리가 '체계적'으로 진보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진보의 의미는 사회와 정부에서 이용할 수 있을만한 수준인가 아닌가와 관련된 문제이지요.


이후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해 초기 기독교가 공인되었고 초기 기독교 신학자들은 곧 교리 정립을 위해 엄청난 규모의, 그리고 엄청나게 긴 세월의 논쟁을 펼치게 됩니다. 테오도시우스 1세 황제 시기의 니케아 공의회, 콘스탄티노플 공의회, 테오도시우스 2세 시기의 에페소 공의회, 마르키아누스 시기의 칼케돈 공의회를 통해 초기 기독교는 그 체계를 엄청나게 체계화시키고 동시에 '분열'하였죠. 이후에도 공의회는 엄청나게 더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기서 기독교가 이슬람교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포인트가 있었다고 봅니다. 최소한 기독교의 가장 베이스인 예수의 '서로 사랑하라, 신을 숭배하라'를 제외한 나머지 시시콜콜한 현실사회 관련 교리 체계들은 거의 몽땅 창시자가 아니라 그 후대인들이 만들었다는게 명백하다는 것이죠. 이 의미는 기독교가 지속적으로 변화했던 그리고 앞으로도 변화할 현대 윤리에 비록 늦더라도 꾸준히 발 맞춰서 개량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창시자가 만든 이론들이라면 그게 현대 윤리에 어긋나더라도 고치기 굉장히 어렵겠지만 창시자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후대 공의회에서 제정시킨 이론들이라면 현대에 새로운 공의회를 열어 그것을 논박해서 뒤집을 수 있는 여지가 '최소한 이슬람에 비하자면' 훨씬 쉬워지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는 현대에도 기독교가 뭐 개독 소리를 들으며 욕을 먹긴 해도(한국의 기독교[개신교 한정]가 좀 유별나게 이상한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식 복음주의에 한국식 민족주의가 짬뽕된 요상한 '근본 없는' 근본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죠.) 여전히 세계 최대의 교세를 유지하며 현대식으로 개량되어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영향을 주는 가장 거대한 차이점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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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6-13 04:29:59

 스발블러드!

OP
2019-06-13 04:35:48

Svalblod! 스발블러드 숭배자들에게 갑주는 필요없죠

2019-06-13 06:18:21

개인적으로 이슬람에 대해 가장 흥미로웠던 견해는(그것이 논쟁적이라 하더라도) 바로 "이슬람은 기독교보다 600년이나 어리다 600년전의 기독교가 어떠했는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네요. 지금 이슬람의 모습은 기독교가 그러했듯 종교가 현대의 보편종교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고 시간이 지나면 근본주의 색채가 옅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그것이 우리들의 상상 가능한 미래에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은 비극입니다. 물론 다른 종교의 사례를 단순히 외삽하여 예측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습니다만.

OP
Updated at 2019-06-13 07:03:38
사실 근현대 이슬람의 근본주의 문제는 서구식 내지 소련의 영향을 받은 사회주의 계통 근대화 및 현대화를 추진했던 위정자들의 문제점과도 꽤 연관성이 있는 편입니다. 저러한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에 의해 피해를 입은 구 기득권 지주층과 마찬가지로 서구 또는 소련 모델 개혁이 달갑지 않은 보수적 종교 인사들의 영합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었는데 그러한 상태에서 이슬람계 국가들 위정자들이 근대화, 현대화 과정에서 대중들에게 충분히 긍정적인 방향성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자체적으로 어필을 제대로 했던 케이스는 터키 외에는 없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죠.

극단적으로 정교분리를 강요하던 공산주의 소련의 영향권 안에 있었던 다수 중앙 아시아 이슬람계 국가들이야 사실상 소련에 의해 강짜로 개혁과 정교분리가 이루어졌으므로 논외로 치자면 구 이슬람 서구 자본주의식 또는 사회주의식 계통 정부들은 대개 부정부패로 찌든 독재정이었던 경우가 대다수였고 이는 대중들에게 자본주의건 공산주의건 서구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심어주기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기득권을 되찾고 싶어하는 지주 세력과 영합한 보수적 종교인들은 대중들에게 모든 책임은 부패한 서구의 모델을 따라가려했던 정부의 책임이며 '옳게 된 오랜 방식으로 회귀한다면' 모든 것이 괜찮아질 거라는 식으로 대중들을 선동할 수 있었죠. 그런 식으로 대중들의 정부에 대한 분노에 불을 지펴주는 것으로 정부 전복을 시도할 수 있었구요.

이걸 실제로 성사시킨 대표적인 사례가 이란(호메이니의 이슬람 혁명. 팔레비 왕조 전복)이고 실패했지만 다른 세력에 의해 축출된 정부의 빈 자리를 비집고 들어간 대표적인 사례가 이라크(미국의 이라크 타격. 후세인 정권 전복. 그 빈 틈을 노린 ISIS의 창궐)라 볼 수 있겠네요. 시리아의 경우에는 전복일지 아닐지 현재 진행형인데 거의 흐름은 이슬람 사회주의 독재정이 유지되어가는 모습이고 이집트와 리비아는 정부가 전복된 이후에 근본주의 계열과 서구 노선 계열이 푸닥거리하는 상황이고.. 여튼 여러모로 복잡한 편입니다
Updated at 2019-06-13 07:02:29

결국 기독교도 교권이 실추되고 구약이 율법으로써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면서 믿지 않는 사람이 들어도 자상한 예수님 말씀만 남았다고 보네요. 구약도 신약만큼 믿던 시절에는 지금의 이슬람보다 더 했고 불과 2세기 전까진 지금의 무슬림 근본주의자들보다 더 했던게 기독교니.

그리고 이슬람도 정교분리가 되고 지속적으로 세속주의로 나아간다면 언젠가는 코난이 헌법과 다름없는 권위를 상실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제는 말씀처럼 기독교는 구약을 지워도 신약이 남았는데 이슬람은 코란을 지우면 껍데기뿐이라...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겠죠

OP
Updated at 2019-06-13 07:21:57
사실 구약은 유대교의 민족 전용 구원 교리와도 아주 깊게 관련이 되어있는 교리서다 보니까 민족 단위의 창세 신화와 구원이 아닌, 전 세계 인류 전체의 사랑과 구원을 말했던 예수의 주장(신약)과는 꽤 상이한 문제가 있는 편입니다. 뭐 기독교 각 교파 교단들 측에서야 이걸 구약(신의 옛 약속. 이스라엘만을 위한), 신약(신의 새로운 약속. 전 인류를 위한)으로 나누어서 신의 의지가 상황에 따라 달랐다는 논리로 일단 해결했지만 기독교인의 관점이 아니라 무신론자인 저의 관점에서 보자면 기독교의 장기적인 흐름 상 언젠가는 구약이 사실상 폐기까진 아니더래도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있으나 없으나한 상태로 갈 거라고 예상합니다.

애당초 유대교인들은 구약이라는 표현 자체를 거의 극혐하다시피하고(유대교 자체가 민족 종교이고 오로지 유대 민족만이 야훼에게 구원받는다는 것을 믿어야 하므로. 구약을 오래된 약속이라고 치부하는 것부터가 그들에게는 얼토당토않은 소리겠지요. 예수가 죽게 된 이유도 따지자면 이스라엘인만이 구원받는게 아니라 전 인류가 구원받는다는 소리를 하면서 그 유대교 교단의 심기를 건드린게 원인이고) 신약은 인정하지 않는데 구약의 해석 논리가 기독교와 유대교가 다른 것까지 감안하면 유대교를 소멸시켜버릴 수 있는게 아닌 이상, 기독교에서 구약의 비중은 사실 '필요성에 의해서라도' 줄어들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코란의 경우에는 사실 이슬람 교도들이 '실생활 윤리'에 적용시킬 이론을 찾기 위해 하디스(무함마드의 언행록)에도 많이 의존한다는 걸 고려하면 코란과 하디스 두 개를 동시에 고쳐야하는 꼴입니다. 그나마 시시콜콜한 사회윤리보다는 베이스 이론들 위주인 코란과는 달리 하디스는 무함마드가 그야말로 세세하게 이럴 땐 뭘 어째야 하고 저럴 땐 어째야하고 만들어놓은 일종의 '사회 교범'인데 이게 당시에야 좋은 교리였겠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중세 시대 소리..라서 이걸 다 뜯어고치면서 동시에 사회적 합의까지 도출하는 것에는 말씀대로 정말 어마어마한 시간이 걸리겠지요.
2019-06-13 08:02:38

신학적으로는 모르겠지만, 무함마드의 정복자로써의 행적이 이슬람에게 근본적인 문제인데 신과 평화의 사도라면서 왜 칼들고 아라비아 반도를 정복했는가...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그런짓을 행하지 않았다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어요. 신도들은 인간이니 악을 저지를수 있지만, 신의 사도쯤 되면 그 행동이 천년 만년 인류도덕의 모범이 되어야지요.

이 도덕률 시험에서 아라비아의 정복자 무하마드는 자동탈락입니다. 아니, 천년 갈것도 없이 무하마드는 이미 당대인들에게 "선지자라는 인간이 칼춤추면 어쩌냐"라는 말을 들은 사람인데...

2019-06-13 08:15:20

칼춤하니까 자꾸 도지사님이 생각납니다...

얼마나 징하게 세뇌된건지 ㅠ

OP
Updated at 2019-06-13 08:53:32
뭐 그래서 저는 예수를 무함마드보다 더 높게 치긴 합니다. 무신론자 관점에서 보더라도요. 다만 저는 어떤 종교든 창시자가 아무리 고결하던 어쩌던 후대 사람들이 원하는대로 이용하기 나름이라고 보는 바인지라 어떤 특정 종교가 평화의 종교 운운하는 것은 전혀 믿지 않습니다. 교리만 놓고 보면 인류 역사를 통틀어 손 꼽히게 평화적인 자이나 교는 그 교리가 굶어서 자살하는게 최대 미덕이자 승천의 조건일 정도로 타인은 물론 타 '생명체' 그 자체에 피해를 입히지 않을 것을 요구하는데 그런 자이나를 신봉하던 남인도 군주들이 영토 확장을 위해 전쟁을 일으켰던 사례들은 꽤 흔한 노릇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창시자가 가급적 정치적으로는 무관한 도덕성과 고결함을 가지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무함마드가 정치적인 행적을 벌였던 것을 딱히 문제시되는 개념으로 여기진 않습니다. 애당초 당시 아라비아는 극도의 혼란 상태였고 무함마드와 그 추종자들이 이슬람 교를 기반으로 지극히 혼란무도한 아라비아를 통합하고자 했던 것이 소위 그 자신들이 주장한 명분인 '대의'에 걸맞지 못한 명분이라고 생각진 않거든요.
 
뭐 무함마드 사후에 이후의 아랍 지도자들이 성전을 부르짖으며 시리아와 이란까지 진격하여 최강의 제국들 중 하나였던 이란이 멸망하고 로마도 시리아가 날아가고 이집트가 날아가고 등등의 상황으로 일시적으로 반신불수가 되어버린 것은 당시 로마, 이란 사 덕후로써 안타깝긴 하지만 그건 아랍 지도자들의 의지였지 무함마드의 의지는 아니었으니 이걸 굳이 무함마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비약이라 하겠고 말입니다.
 
당시 아라비아는 혼란의 극치인 상태였는데 북 아랍계 종족들과 남 아랍계 종족들은 서로 같은 셈햄계이지만 서로를 거진 남남 취급했고 기원도 달랐습니다. 여담으로 이는 훗날 아랍 이슬람 제국 전성기 시절에조차도 남 아랍계인지 북 아랍계인지를 놓고 극심한 정치적 파벌 다툼을 벌이게 되는 원인으로 작동하지요. 여튼 당시 아라비아의 상태를 설명해보자면 남 아랍 지역의 고대 사바 왕국과 힘야르 왕국(남 아랍계. 오늘날의 예멘 지역)이 붕괴해버린 이후로 농경민들이었던 남 아랍인들은 소속된 국가도 없이 거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태에 직면한 꼴이었고 바로 바다 건너의 합성론 계통 기독교를 신봉하던 에티오피아 제국에게 힘야르 왕국이 멸망당했기 때문에 아랍 전역에 에티오피아에 대한 공포가 퍼져있던 상태였습니다. 제대로 된 국가 하나 없이 모든 것이 무법적으로 돌아가던 매드 맥스 중세 시대 버전인 꼴이었죠.
 
동시에 북 아랍 지역은 당시 세계 3대 초강대국을 꼽으라면 그 중 포함될 수 있었던 슈퍼파워 양대 제국 로마(동로마)와 이란(사산 조 이란)이 거진 백여년 이상에 걸쳐 서로 투닥거릴 때에 대리 전쟁용 전장으로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북 아랍인들의 반농반목 왕국이었던 가산 왕국(친로마)과 라흠 왕국(친이란)은 서로가 서로의 주군 국가들을 위해 대리 전쟁을 치루며 일진일퇴를 거듭했지만 웃기는 건 그 둘 모두 각각 로마와 이란에게 토사구팽당하고 말았죠. 이 토사구팽으로 인한, 번영하던 가산과 라흠의 멸망은 그들에 의해 통제받던 북 아랍 사막 유목민들을 혼란의 도가니로 몰고 갔으며 북 아랍도 마찬가지로 반 쯤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태에 빠지고 맙니다.

이 와중에 아라비아 서중부에서 바닷길 무역을 통해 부를 축적하며 도시 국가를 형성하고 성벽 내부에서 희희낙락하던 메카의 거부들과 고위 부족 출신(쿠라이시 부족이 대표적. 사실 근데 쿠라이시 부족 계통 혈족들도 멀게는 무함마드 친척들이긴 했습니다.) 사람들의 삶은 무함마드가 보기에는 혼란한 사회를 극복할 생각 없이 안락만을 추구하는 퇴폐적인 모습으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마침 콘스탄티노플 공의회, 에페소 공의회를 거쳐서 이단으로 낙인 찍히고 만 네스토리우스 기독교 교리가 북 아랍으로 전파되었으며 거기에 더해 이미 유대교를 신봉하던 고대 힘야르 왕국의 영향으로 인해서 힘야르 멸망 이후에도 여전히 유대교 교리가 남 아랍에 상당히 남아있었는데 무함마드는 이를 이용해 새로운 일신교 교리의 종교를 창시하여 부패(하다고 본인이 느끼는)한 메카를 '정화'시키고 포스트 아포칼립스 상태에 빠져 완전히 한 치 앞도 알 수 없던 아라비아를 통합해야한다는 사명에 빠졌던 것으로 추정하고 따라서 예수에 비하자면 무함마드는 지극히 '정치적'인 인물이었다 하겠습니다. 즉 제가 보기에 무함마드는 순수한 종교인이라기보다는 종교를 통해 사회 통합을 이룩하려고 했던 인물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게 종교를 수단 취급하는 야심가들에 비해서는 행보를 보면 삶의 태도에 있어서 훨씬 종교 지향적이긴 했습니다.
 
그리고 무함마드에 의해 '무력으로 통합된' 아라비아 각 지역의 민중들은 피해가 경미한 편이었고 지배층들도 대부분은 이슬람교를 믿는 전제 조건으로 토착 권력을 유지할 수 있었기에 생각하시는 것보단 피는 적게 흐른 편입니다. 당장 무함마드의 모가지를 가장 심각하게 노렸던 쿠라이시 혈족 계통 가문들은 진짜 '모조리' 용서받았고 사실 이게 훗날 쿠라이시 혈족 내 최대 가문이던 우마이야 가문이 그 강성함을 유지한 끝에 선거제로 뽑혀야했을 칼리프 자리를 무력으로 찬탈하고 세습제를 시작시킨 원인이 되어버리긴 했지만 여튼 이런 것만 보더라도 무함마드가 마냥 정치적이기만한 인물은 아니었음을 알 수 있죠. 만약 무함마드가 마냥 정치적인 인물이었더라면 쿠라이시 혈족 대부분은 숙청당했을 것이고 무함마드 본인의 가문인 하심 가문 위주의 정권이 편성되었을텐데 무함마드는 일단 상대방이 이슬람을 믿겠다고 한다면 그러한 숙청 행위는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여담으로 포스트 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인해서 현대에 돌입하면서 구 서구 역사관에 대한 지나친 반발심리가 생기면서 이슬람 교를 지나치게 고평가하던게 대략 1960~80년대까지의 세태였는데 김태권의 십자군 전쟁 등등의 서적들도 그러한 영향으로 여전히 이슬람 교를 지나치게 고평가하여 십자군은 그야말로 학살자이자 악의 무리요 이슬람은 평화로운 피해자처럼 그려내었지만 사실 십자군이 일어나기 전에 이미 이슬람은 구 기독교 권역이었던 시리아, 이집트, 북아프리카 전역을 '무력으로' 정복한 종교였죠. 조로아스터 교가 주류였던 이란 고원 역시 마찬가지 신세였고. 이슬람을 지나친 평화의 종교 운운하게 그려낸 것은 사실 이슬람 교도들 본인이 아니라 다름아닌 포스트 모더니즘에 빠져서 기존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뒤집어서 보려 했던 현대인들에 의한 것이었다고 봐도 됩니다.
2019-06-13 08:23:32

결국은 변화가 어느정도 용이한 크리스트교와 변화 운신의 폭이 좁은 이슬람교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슬람으로서는 오스만제국 말기부터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브파가 성행한게 비극이라면 비극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OP
2019-06-13 08:30:46
당시 세계를 휘몰아치던 민족주의가 적게나마 아라비아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 있었죠. 당장 이민족 튀르크 종자들이 칼리프를 자처하며 이슬람의 종주국 노릇하는게 아랍 민족주의 관점에서 보자면 영 자존심 상하는데 거기에 더해서 오스만 제국 특유의 코스모폴리탄적인 모습과 오스만식의 이슬람 교도들의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풍요로운 '퇴폐적인' 삶은 아랍인들의 심기를 자극하기 딱이었다 하겠습니다. 그런 와중에 서구 열강의 침탈로 몰락해가는 오스만 제국의 참상을 이 아랍인들은 '그들이 종교적으로 퇴폐해져버렸기 때문에'라고 싸잡기 딱 좋았구요.

그 결과물은 순수와 근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와하브의 운동과 그를 지원한 사우드 가문, 그리고 와하브 사후 모든 것을 자신들이 흡수한 뒤에 본격적으로 아라비아를 넘어 이슬람권 전역으로 와하비즘을 설파한 사우드 왕조의 근본주의 이론이었다 하겠습니다. 크흠
2019-06-13 08:55:43

 좋은 글이네요, 기독교 내에서 경전에 대한 해석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게 이슬람과의 차이라 생각합니다. 신은 분명 초월자이지만, 시공간의 한계가 있는 세상에서는 그 한계속에서 초월을 이야기한다는데 종교의 의이가 있죠. 중요한건 그 한계 내에서 전해진 초월을 해석해내는 것이고요. 

 

기독교의 경우, 구약을 통해 이야기되었던 율법들을 예수가 재해석하죠. 이게 재해석이라기보다 실제로 예수가 원전 그 자체이니, 저자 직강이 되겠군요. 구약을 통해 세상 구원의 메세지를 유대인들에게 주었음에도 유대인들은 전우주적인 야훼를 당시 유행하던 민족신 개념에서 밖에 이해못하는 우를 범하고 맙니다. 그래서 예수가 하는 말이 "율법을 폐하러온 것이 아니오 율법을 완성하러왔다"라고 이야기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구약에 기술된 수 많은 규범들을 읽을 때는 그 규범을 준 이유를 생각해봐야한다는 법으로치면 그 법조문에 매여 해석하기보다는 법 정신을 고려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는거고, 예수는 그 규범을 실제로 살아내는 데 성공한 유일한 인간이 됩니다. 여기에 저는 예수의 위대함이 있다 생각하네요. 

 

이 부분을 계속해서 후대의 신학자들이 해석을 해내죠. 말씀하신대로 베드로나 바울 같은 사도들이요. 그러나 그럼에도 이 사도들의 가르침은 예수의 삶 그 자체였던 예수의 메세지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시말해 이전에 구약의 토라가 경전으로써 기능했다면 이제는 예수의 삶 자체가 경전이 되는 셈이죠. 모든 기독교적 해석하는 여기서부터 시작하는거고요. 그래서 이후에 타락한 로마교회를 통해 그 이유를 찾았던 개혁파가 TULIP이라는 칼빈주의 기본원칙을 정한 것도 ad fontes를 외치며 원전을 그렇게 갈구했던 것도 마찬가지로 예수의 행적만이 기준이 되어야하기 때문인거고요. 

 

근래에 와서 생겨나는 문제들이나 문화나 사회에 대한 뒤처짐 현상과 같은 것은 아무래도 이 해석 작업이 조금 더디거나 현실과 닿아있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경전의 내용 중 지켜야할 것도 있지만 동시에 재해석되어야할 부분도 있는데 이는 대원칙 "하나님사랑 이웃사랑"에 있습니다. 

 

첨언하자면 구약이 폐지되어야한다라는 의견은 꽤나 지난 유행입니다. 최근들어서는 구약의 중요성이 다시 대두되고 있어요. 상호본문성이라는 주제 아래 신약에서 사용되는 구약의 본문들이 재조명되고 있고, 구약 당시에도 이미 세계구원과 율법의 기본원칙 혹은 정신들이 명령되었었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예수가 그렇게 많은 구약의 본문들을 인용해야할 이유가 없었을테니까요. 

 

반면 이슬람의 경우 상황화를 하기에는 너무도 구체적인 상황들이 제시되어있어서 그 부분이 어렵고 논란도 많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예수가 이전의 유대세계를 해체시켜버렸다면 무하마드는 오히려 알라를 민족신정도의 개념으로 제한시켜버렸으니, 당연히 나타나는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OP
Updated at 2019-06-13 09:09:02
오 과연. 좋은 글 감사합니다. 간결하지만 퀄리티는 게시글 수준인데 좋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구약에 관해서는 과연 그런 상황이군요 흠.

제가 알기론 알라는 민족신 정도의 개념은 아닌 것으로 아는데 아닌가요? 유대교의 야훼와 같은 민족신 개념의 제한이라면 이슬람이 그렇게 보편적으로 퍼질 수도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뭐 저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실제로 이슬람의 교리는 신 앞에 민족을 초월해 모두가 평등하다고(실상이야 어떻든 간에) 말하고 있으니까요. 다만 김세윤 교수의 말을 인용하자면 기독교의 신은 절대자이자 내재자(인간과의 합일이 가능한)이지만 이슬람의 신은 절대자는 맞지만 내재자는 아니다라고 보고 있어서 같은 신이나 기독교도와 무슬림이 신에 대한 해석을 달리하는 거라고 평가받고 있죠.
 
일단 제가 아는 선상의 이슬람의 경우 기독교와는 달리 신성과 인성의 결합 또는 중간 매개체가 절대적으로 존재 불가하며 신성은 반드시 일방적으로 인성에게 명령하는 존재인 절대성만을 주장한다는 특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이게 이슬람의 또다른 변화하기 어려운 문제점이라고 봐요. 기독교는 예수라는 존재의 신성과 인성의 결합(삼위일체. 물론 이걸 두고 어떤 식의 결합이냐를 두고 푸닥거리한게 초기 기독교의 무수한 공의회 논쟁들이었습니다만)을 인정함으로써 신성의 절대성을 주장하지만 동시에 인성의 의지가 긍정될 여지를 부여하고 있다고 보지만 이슬람은 오로지 신성의 절대성만이 존재하며 인성은 그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평가받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게 합리적으로 보일진 몰라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의지가 무시받는 결과로 귀결되는게 아닌가 합니다. 실례로 중세 무타질리 학파는 인간의 생각과 자유 의지가 알라의 계시를 받은 사도의 주장을 해석할 수 있는 방식(기독교와 유사한)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인성을 긍정하려 했지만 보수적인 학파들에게 탄압받고 말았죠.(사도의 주장은 알라의 말씀 그 자체이므로 절대성을 가지고 있는데 절대적인 신성에 비하면 미천하기 짝이 없는 인간의 생각과 자유 의지로 그것을 재해석한다는 것은 불가하다라는 논리)
2019-06-13 09:32:51

좀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알라 자체는 보편신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야하지만, 바로 그 '무하마드'로 인해 민족신의 양식을 띌 수 밖에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슬람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공부하지는 못했고 비교종교학에서 겉핥기 식으로 배운것과 중동지역에서 선교하시는 분들에게 들은 지식 밖에 없지만, 제가 이해하고 있는 이슬람은 그렇네요. 

 

사실상 그들이 섬기는 알라와 유대-기독교의 하나님은 동일한 대상을 지칭하고 있기에, 실제의 알라와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보다 각 종교에서 어떻게 해석되고 종교화 되었는지를 이야기하는 편이 더 유익하다 생각합니다. 율법이 인간인 모세를 통해 이야기되었기에 유대교가 민족적 제한을 벗어날 수 없었다 생각하는데, 이 부분이 이슬람교와 유사하다 생각합니다. 따라서 유대교와 이슬람교가 갖는 한계점 역시도 동일하다 생각하고있고요. 

 

무튼 이슬람이 교리적으로 현대의 사회상에 어울리게 진화하기는 장애물이 많다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동시에 이슬람의 통일성과 어찌보면 맹목적인 순수성이 그들의 힘이기도 하다 생각합니다.  

OP
Updated at 2019-06-13 09:41:31
아하 무슨 말씀인지 알거 같습니다.

사실 제 관점으로 보기에도 예수와 무함마드를 비교하자면 예수는 정말로 어쩌면 신성과 결합된 무언가 혹은 신 그 자체이지 않은가 싶은 수준의 고결성을 선보이지만 무함마드의 경우에는 뭐 스스로부터가 '난 인간이올시다'라고 선언하기도 했지만서도 위에 다른 회원 분이 언급하셨듯이 사실 대단히 결점이 있는 모습들을 보이기도 했죠.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제가 보기에 무함마드의 시시콜콜한 그 교리들은 꽤 상호 모순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심지어 코란과 하디스 사이에서는 서로 상충하는 내용들까지 있지요.

또한 전 인류에 대한 구원과 박애를 말한 예수와는 달리 무함마드의 경우 일단 말이야 알라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이긴 해도 그의 행보는 지극히 '범아랍 통합주의'에 가까운 정치적인 개념이 중심이긴 했습니다. 이걸 알라가 보편신이면서도 동시에 아랍 민족신의 양식을 띄는 원인으로 보더라도 크게 무리는 없겠죠.
2019-06-13 09:48:36

그렇습니다, 잘 정리해주셨네요! 무신론자이신대도 김세윤교수의 글도 인용하시고 종교에 대한 이해도 뛰어나십니다. 역사글도 그렇고 잘 읽고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릴게요!

2019-06-13 09:42:19

뜬금없는 질문인데 hoxy 미로슬라브 볼프의 '알라' 읽어 보셨는지... 

2019-06-13 09:47:02

재밌게 읽긴했습니다...만, 저는 숭배의 방법이 달라지만 의도와는 별개로 실제 숭배의 대상도 달라진다고 보네요

2019-06-13 09:50:11

오 좋은 통찰인거 같네요 숭배의 대상이 달라진다.. 나중에 써먹어야지

무튼 저도 약간 읽으면서 ㅇㅇ그래 결국 가리키는 대상은 같지.. 근데 그래도 좀 다르긴 해 라는 정도의 느낌이었는데 명쾌하네요 감사합니당 

보수쪽 계신 분들 중에 일말의 긍정적인 수사라도 붙여준건 거의 님이 처음이라 ㅎㅎ

2019-06-13 10:02:52

아유 아닙니다. 제가 뭐라고;;.. 볼프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신학자기도 합니다. 제가 개혁주의가 답이라고 잠정적으로 결론은 내렸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한국의 개혁주의는 여러모로 답답한 면이 많아서, 

2019-06-13 09:18:01

정말 좋은글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전 예수를 좋아하는것중 하나가 대다수 당시의 철학자나 위인들을 본다면 귀족 태생이거나 왕족 좋은 혈통이 주를 이루었는데 예수는 보면 목수의 아들.. 기독교적으로야 신의 아들이지만 실제로보면 그냥 목수 아들일뿐이죠. 지금에선 실존인물이냐 여러인물을 합친거다 환상이다 말이 많지만 이 말이 많은거 자체도 그의 신분이 낮았기때문에 생긴거라 생각합니다. 모든 종교지도자나 성인들이 낮은 곳을 향했지만 예수는 그 출신 자체도 진짜 낮았었고.. 실제적으로도 목수 생활도 했었다고 하고 뭔가 일반 시민들이 훨씬 더 받아들이기 쉬운 그런거 아니었을까요? 저 사람은 권력자도 아니고 나와 같은자다 그의 말을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 뭐 그런...

OP
2019-06-13 09:24:34

무슨 말씀이신지 이해합니다 ㅋㅋ 뭐랄까 평민들에게도 좀 더 와닿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었겠지요. 저 같은 무신론자 시각으로 보자면 당시 기준이면 먹고 살기 바쁜 평민이 아니라 귀족, 왕족 출신이어야 좀 시간도 널널해서 철학, 신앙 공부도 하고 해서 지식을 쌓고 할텐데 목수 아들로 도대체 어떻게 그런 교리적 시각을 가질 수 있었던건지 참 대단합니다.

2019-06-13 09:27:01

이런글은 스크랩해두고 까먹을때마다 다시 읽어야 겠음다 ㅎㅎ

OP
2019-06-13 09:28:47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2019-06-13 09:38:18

오늘도 배워갑니다

OP
2019-06-13 09:44:28

이런 글을 쓰다보면 그런데 댓글들 통해서 저도 많이 배우는 느낌입니다 헤헤 (_ _)

2019-06-13 10:13:50
OP
2019-06-13 10:20:47
2019-06-13 10:15:54

 좋은 글과 리플들 감사합니다. 

저도 무신론인데, 최근 시험준비 하느라 세계사를 공부하고 있거든요. 

이 글 통해서, 유럽 종교사와, 서아시아사가 좀 스토리 텔링 되는 느낌이네요. ㅎㅎ 

 

OP
2019-06-13 10:23:37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_ _)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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