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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구단 별 연고지와 모기업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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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6 10:14:45

우선 프로화 이후 구단 별 변천사를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부산 기아 엔터프라이즈 -> 울산 모비스

인천 대우증권 제우스 -> 인천 대우 제우스 -> 인천 신세기 빅스 -> 인천 SK 빅스 -> 인천 전자랜드 앨리펀츠 

경남 LG 세이커스 -> 창원 LG 세이커스

대전 현대 다이넷 -> 전주 KCC 이지스

대구 동양 오리온스 ->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

광주 나산 플라밍스 -> 여수 코리아텐더 푸르미 -> 부산 kt 소닉붐

안양 SBS 스타즈 -> 안양 KGC 인삼공사

원주 나래 블루버드 -> 원주 TG삼보 엑써스 -> 원주 DB 프로미

청주 SK 나이츠 -> 서울 SK 나이츠

수원 삼성 썬더스 -> 서울 삼성 썬더스

 

※ 중간에 모기업이나 연고지 자체가 바뀌는 것이 아닌 구단명만 바뀐 경우는 포함하지 않으며 마지막은 현재 쓰고있는 구단 명을 기준으로 함

 

프로출범 기간이 20년 남짓임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바뀌지 않은 팀이 없을 지경인데요.. 지역 별 고교야구로부터 출발한 프로야구와 달리 프로농구의 전신이라고 볼 수 있는 농구대잔치는 서울권 대학농구팀들과 연고개념이 없는 실업농구팀들이 모여 치루던 대회였고, 또 경기가 거의 서울 중심으로 열렸기 때문에 출발점부터 연고의식이 희미했다고 볼 수 있죠. 그래도 프로화 이후 각 구단의 연고를 전국각지로 나누기는 했습니다만.. 대부분의 구단들이 연습시설을 수도권에 두고 있고 또 선수들 역시도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홈경기를 할 때만 연고지 경기장을 사용하는 것 역시도 이러한 출발점때문에 연고의식이 상대적으로 희박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죠.

 

아무튼 각 구단 별로 살펴보자면 옛부터 전통의 강호로 유명했던 기아는 프로화 이후 부산에 둥지를 틉니다. 이후 현대에 다소 밀리는 감은 있었지만 여전히 강팀으로서의 면모를 뽐내며 특히 1999년도에는 롯데 자이언츠, 부산 대우 로얄즈까지 잘 나가던 시절이라 부산 스포츠의 황금기를 이루기도 했었는데요.. 그러나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의 합병 이후 농구단의 운영주체가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로 넘어가며 연고지 또한 울산으로 옮겨가게 되죠. 항간에는 3월달에 기아가 플레이오프 경기를 하는데도 사람들이 거기 안가고 죄다 롯데 시범경기에 몰려가는 통에 옮겨갔다는 썰도 있었으나 말 그대로 썰이고 모기업 변경으로 인한 이전으로 볼 수 있겠죠.

 

현 전자랜드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역사를 지닌 팀인데요.. 농구대잔치 시절 대우증권 실업농구단으로 창단되어 프로화 이후 대우그룹 차원으로 넘어가 대우자동차가 모기업이 되었지만 그 시기 대우가 쓰려지며 신세기통신이 인수.. 그러나 신세기통신이 SK 그룹에 인수되며 SK가 한시적으로 농구단 두 팀을 운영하는 상황이 되었다가 당연히 본체인 나이츠만 남기고 매각에 나서게 되고 2003년 가전제품 유통업계의 거물이었던 전자랜드가 인수해서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죠. 전자랜드가 기업규모는 타 구단의 모기업들과 비교하였을 때 상당히 작은 편인데도 농구단을 인수하고 지금까지 운영해오는 것은 홍봉철 회장의 농구사랑이 각별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다만 2010년대 들어 기업사정이 어려워져 농구단을 정리하려던 때도 있어 KBL이 위탁관리를 하기도 했었는데 인수기업이 마땅치 않기도 했고, 또 그 사이 전자랜드의 사정도 나아지고 전자랜드 농구단의 헝그리 정신이 또 화재가 되며 이미지도 상당히 좋아지다보니 전자랜드가 계속 운영하고 있죠. 가끔 전자랜드의 헝그리 정신을 패러디한 유머가 농구 팬들 사이에서 소소한 재미를 주기도 하는데요.. 지금은 다시 운영이 정상화되어 지원이 변변찮고 그런 상황은 아닌 듯 합니다..

 

LG는 농구대잔치 시절 실업농구단으로 창단은 먼저 하였으나 리그에 나선 적은 없고 실질적으로 프로화 이후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팀인데요.. 최초 경상남도 전역을 연고지로 하는 경남 LG 세이커스로 창단하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창원 LG 세이커스로 연고를 창원으로 한정한 뒤 지금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는 어찌보면 가장 변화가 적은 구단이죠. 창원 팬들의 농구사랑이 각별한 이유로는 이러한 배경이 크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또 지금이야 NC 다이노스도 있고 경남 FC도 있지만 그 시절에는 이웃지역 마산에서 1년에 10경기 남짓 치르던 롯데 자이언츠 밖에 응원할 팀이 없었기도 했고.. 다만 이런 LG도 구단시설은 LG 트윈스 2군 야구단과 같이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하고 있죠.

 

농구대잔치 시절 기아와 함께 대표적인 실업팀 중 한 곳이던 현대전자 농구단이 전신이 되어 대전 현대 다이넷이라는 구단명으로 프로원년부터 참가했던 현 KCC는 이후 수 년 간 이상민, 맥도웰 등을 앞세워 KBL을 대표하는 강팀으로 군림했었는데요.. 그러나 현대전자가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현대그룹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KCC 그룹으로 구단이 넘어갔고 그러면서 KCC 공장이 있는 전주로 연고지를 이전하게 되죠. 전주 농구팬들의 열기 역시도 창원 못지 않게 뜨거운 곳으로 유명한데 지금이야 전북 현대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으로 거듭나며 지역 내 스포츠 인기를 양분하고 있지만 그 시절에는 전북 현대도 썩 힘을 쓰지 못하던 시절이고, 쌍방울 레이더스는 해체되고 그러던 중에 KBL 최고의 강팀이라 볼 수 있는 현대 농구단이 넘어왔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년 전에 칠보체육관이 신축된 수원으로 연고이전이 확정단계까지 갔다가 팬들의 반발로 무산된 사례도 있죠. 또 KCC의 정상영 현 명예회장도 농구에 대한 사랑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KCC의 투자가 리그 내에서 상당한 수준인 이유도 여기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죠.

 

오리온은 동양그룹을 모기업으로 프로출범과 함께 대구를 연고로 창단된 팀인데 KBL 초창기 32연패라는 불멸의 기록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타기도 했습니다만.. 프로출범과 함께 입단시켰던 김병철, 전희철 등이 제대하고 김승현이 입단하고 용병으로 힉스를 지명하는 등 얼마 지나지 않아 환골탈퇘에 성공해 우승을 차지하는 황금기를 누리기도 했죠.. 더구나 삼성 라이온즈도 첫 한국시리즈 우승, 여기에 대구 FC의 창단작업까지 시작된 2002년은 대구 스포츠의 봄이라고 할만한 시기였는데요.. 그러나 2011년 수도권인 고양으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상당히 비난을 받게 되죠. 것도 언론에는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다는 식으로 부인하다가 기습적으로 연고이전을 확정지어 사실상 야반도주와 같은 성격을 띄었기 때문이기도 한데.. 후일담으로는 모 기업에서 오리온스 농구단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수도권으로의 연고이전을 요구해 옮겨갔으나 이후 매각협상이 잘 되지 않아 무산되었다는 비화가 있죠.

 

현 부산 kt 역시도 어쩌면 전자랜드 이상으로 역사가 다사다난했는데.. 사실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닌 기업은행 농구단으로부터 시작되어 프로 출범과 함께 나산그룹에서 광주 나산 플라밍스를 창단, 그러나 IMF와 함께 모기업이 쓰려졌고 그 시절 IT로 떠오르던 기업인 골드뱅크가 인수, 얼마 되지 않아 여수로 연고지를 이전하고 모기업 이름이 코리아텐더로 바뀌며 여수 코리아텐더 푸르미가 되었다가 이 코리아텐더도 사정이 매우 어렵게 되어 농구단 운영 역시도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되죠. 그 와중에도 2003/04시즌 헝그리 정신으로 이상윤 감독이 감독으로서는 상당히 적은 금액인 월봉 600만원에 코치도 없이 팀을 이끌고, 조그만한 아파트 몇 채를 숙소삼아 선수들 임금도 밀리는 상황에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신화를 이륙하며 상당한 감동을 주기도 했었는데.. 덕분에 KTF가 인수한 뒤 빅마켓인 부산으로 연고를 이전하게 되고, 2009년부터는 KTF와 kt가 통합되어 부산 kt 소닉붐으로 구단명이 변경된 뒤 지금에 이르고 있죠. 사실 2010년대 이후 수원으로 연고이전이 유력하다는 추측이 농구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왔으나 구단 측에서는 굳이 시장규모가 더 작은 수원으로 갈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고 실제로 수원으로의 연고이전을 추진했던 팀은 KCC로 밝혀진 바 있죠.

 

현 안양 KGC는 SBS가 개국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창단한 실업농구단을 전신으로 해서 방송국은 서울방송이지만 안양을 연고로 삼아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죠. 프로초창기에는 서울을 공동연고로 삼아 서울연고팀이 없었고 2001년 서울 연고 2팀을 선발할 때는 삼성과 SK가 선발되었기 때문에.. 2004년 안양 LG 축구단이 서울로 연고이전을 한 이후로는 안양을 대표하는 스포츠팀이 되었고, 또 수도권이기는 해도 아무튼 안양 내에 구단시설을 두고 있기 때문에 연고밀착성도 좋은 편이죠. 2005년에는 한국 담배인삼공사 KT&G가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고 이후 KGC인삼공사로 구단 명이 변경되었는데 이런 배경으로 예전에는 농구팬들이 KCC를 장판이라고 부르듯 이 팀을 담배라는 별명으로 부르기도 했었죠.. 또 2004/05시즌 단테 존스 신드롬 때는 안양이라는 도시 전체가 들썩였던 시절도 있었죠.

 

현 DB는 구 한국산업은행 및 한국은행 농구단 선수들을 축으로 나래이동통신에서 창단한 원주 나래 블루버드가 전신으로 강원도를 주 연고로 하는 프로스포츠팀은 사실상 처음이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역팬들의 성원이 뜨거웠죠.. 이후 구단운영권이 나래이동통신과 한 지붕가족으로 볼 수 있는 삼보컴퓨터로 넘어가며 구단 명도 삼보로 변경되었다가 반짝했다가 몰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IT 업계에서 삼보컴퓨터 역시도 농구단을 운영하기 힘들어지며 2005년 동부그룹에서 인수, 현재에 이르고 있죠. 현재에도 DB 농구단에 대한 원주 시민들은 물론 강원도민들의 애정이 각별하고 구단도 지방그룹으로서는 드물게 원주에 구단시설을 두고 있는데요.. 다만 이와 관련하여 웃지 못할 비화가 용병 허버트 힐이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동부에 지명되었으나 입단을 거부하였는데 원주는 서울과의 접근성이 비교적 불편해 놀기가 힘들어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죠.. 용병선수들 보통 이태원에서 교류가 많은 편이고 과거 몇몇 용병선수들의 마약파동도 그런 배경 속에서 나온 일이고.. 그러다가 시즌 중에 삼성으로 즉시 트레이드 되는 조건으로 입단했던 사례가 있죠.

 

SK의 경우 소주로 유명한 진로그룹에서 창단하여 프로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운영하고자 하였으나 진로그룹이 IMF와 함께 부도가 나는 바람에.. SK가 인수했고 청주를 연고로 삼아 시작했죠. 당시 스포츠 불모지로 한화 이글스의 부연고지 정도가 기껏이던 청주시민들로서는 SK에 상당히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었고 이 시절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차지했었는데요.. 그러나 2001년 서울을 공동연고지역에서 해제하면서 두 팀이 서울로 입성하게 되었고 그 중 한 팀이 SK가 되면서 청주를 떠나 지금까지 서울에서 역사를 잇고 있죠.. 마지막으로 삼성은 농구대잔치 시절 기아-현대전자와 함께 실업팀의 대표주자였던 삼성전자 농구단을 전신으로 프로농구에 합류해 최초 비슷한 시기 창단된 축구단과 함께 수원을 연고지로 하다가 2000/01시즌 통합우승 직후 SK와 함께 서울로 연고이전을 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죠..

 

KBL이 구 김영기 총재부터 연고강화에 대한 작업을 시작했고, 수 년 내로 구단시설을 연고지역 내로 옮기고 숙소제도를 폐지해 선수들이 연고지역 내에서 거주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을 실행하면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또 연고지역 내 학생선수 중 유망한 선수들을 각 구단에서 미리 계약을 해두었다가 성인이 되면 구단에 입단시킬 수 있는 제도 역시도 신설해 현재 각 구단에서 연고지역 내 유망주들을 미리 선별해 이미 입단을 한 선수들의 숫자도 제법 되죠.

 

다만 KBL의 사정에는 무리라는 의견도 있고, 당장 기존에는 선수들이 하나의 시설에서 숙식을 하며 체계적으로 관리받던 것이 숙소생활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불편함이 크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곤 하는데요.. 그래도 연고지 정책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과연 언제쯤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많은 팬들이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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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11-16 14:34:50

처음에 전랜이 인수할 때만 해도 오래 못갈 줄 알았는데
어느새 인천에서 제일 오래 잡은 팀이 된...

2019-11-16 15:17:30

인천은 계속 바뀌는거 보니 삼청타현 생각나네요

2019-11-16 16:19:34

안양 SBS 스타즈 시절 때 아빠랑 같이 직관했던 게 급생각나네요. 좋은 글에는 당연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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