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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등투수 배장호 은퇴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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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7 08:52:02

https://youtu.be/r4ONEKqxBiU

 

예전 로이스터때 선발 없을때 의외로 쏠쏠한 활약 해줬던 기억, 아주 잘하진 못했지만 꾸준히 자기 자리 지켜주다가 17년때 좋은 활약 해줬던 기억, 세계최초 내진설계형 투수 등이 기억이 남지만 짜오 하면 뭐니뭐니해도 12등 투수 글이 제일 기억에 남죠ㅠㅠ

 

○○○선수 올해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1.팀 우승이 목표입니다.

2.작년보다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3.개인적으로 몇승 (몇개의 홈런) , 을 달성하고 싶습니다.

4.열심히 준비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라서 기자들과 여러사람들에게

위와 같은 질문을 많이 받아보진 못했지만

단 몇번이라도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할때면

4번같이 얘기했었어.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고,구체적인 목표가

없어서도 아니야.

진심으로 팀에 도움이 되고싶은 마음에

그렇게 얘기했었어.

내 생각도 그렇고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들도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난 큰 도움이 되질 못했어.

경쟁에서 이겨내고 한자리를 차지해서

하루가 멀다하고 등판해서 어려운상황을

막아내 팀이 승리하는길에 발판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역할을 많이 해보지 못했어.

누군가는 내게 이런말을 해.

“1군에 있는 것만 해도 어디야.복 받은 줄 알아.”

나도 알아.

프로야구 8개팀.

해마다 팀당 10여명정도의 선수만을 뽑아가는

신인 드래프트.

고교,대학,등등 드래프트 시장에 나와있는

사람수만 500이 넘어.

그래도 그중 난 선택받은 사람이지.

선택받아서 입단.입단후 동료와의 피할 수 없는 경쟁.

가끔은 맘편하게 대학다니고 군대나 얼른

다녀와서 사회생활 하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가 많았어.

그래도 꿈이 있었으니깐 일찍이 생각을 접었지.

땀흘리고 숨이 턱턱막히는 그런 악조건 속에

음지에서 수많은 선수중에 무슨 이유였는지

다시한번 선택을 받아서 양지로 나와서

마음껏 뛰고 있는 중이야.

물론,양지와 음지를 수시로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말야.

선택받지 못한 사람에 비하면 난 행복한사람이지만

그래도 내꿈은 이렇게 시시하지 않아.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뒤돌아볼 여유가

없는 사람이야. 나는.

갈 길도 멀어.한참 남았어. 알잖아.

 

8일이란 시간동안,팀이 신나게 승승장구하며

상승세를 타고있을때 나는

불펜에서 한번도 몸을 풀어보지 못했어.

호출이 없었던 거지.

진작이 알고있었지만 다시한번 느꼈어.

1군 엔트리 12명의 투수중에 12등 투수라는걸.

1군에 있으니깐 맛있는 밥,편안한 잠자리,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경기에 나가지 않아도

진짜 야구선수라는 그 느낌.다 좋아.

근데 현실은 내가 팀을위해 도울 수가 없는

그런 선수였어.8일동안.

아무것도 못해보고 또 다시 음지로 가겠구나 하는

원치않는 불안감과 복잡함.너무나 싫어서 잠시

덕아웃을 벗어나서 넓은 시야로 덕아웃의 모습을 지켜봤어.

나란 선수 하나 없어도 경기는 진행되고 있고

선수들 개개인 마다 무언가 할 일이 있는듯 보였어.

내 모습과는 반대의 모습이기에 부러웠고

속으로는 ‘나에게도 기회를 주지.’라는 쓸데없는

생각으로 감독님 이하 코칭스태프를 살짝

원망도 해보고 그랬어.

심호흡을 크게 하고 다시 덕아웃으로 들어가는데

번쩍 생각이 나더라.

기회가 오길 기다리지 말고 내 자신이

만들어봐야 겠다고.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 긴시간,매일 밤잠 설치고

혼자서 쓸데없는 생각만 하다가 머리만 아프고

그랬는데 마음 비우고 내일을 기다렸어.

9일째만에 기회가 왔어.

물론 지고있는 상황이지만 말이야.

깔끔하진 않았지만 마지막 이닝까지

책임지고 경기를 마쳤어.

최선을 다했으니깐,더 이상의 실점이 없었기에

더 이상의 투수를 쓰지 않고 나로써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했어.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신경쓰지 않아도

미비하지만 내가 최선을 다해서 팀에게

도움을 줬다고 생각했어.

 

2경기 연속 완봉승을 기록한 승준이형 처럼

마음껏 포효하지 못해도.

여러 사람들에게 환호 받지 못해도.

수고했다는 한마디 듣지 못하더라도

내가 소속 되어 있는 ‘롯데 자이언츠’ 라는 팀의

일원이라는 그하나만으로도 나는 이미 뿌듯해.

그리고 무너지지 않고 잘 버티고 있어.

그러니깐 상심하지 마. 흔들리지 마.그거면 돼.

야구 하는동안 12등 투수만 하다 끝날 건 아니잖아.

1등 투수가 될때까지 앞만 보고 달려.

1등을 못해보고 더 이상 야구를 못하게 되었을때,

그때가서 울어.지금은 아니야.

 

나는 야구를 잘해서 성공해야할 이유가 너무나도 많아.

잊지마.

왜 하고 있는지.

왜 해야 하는건지.

왜 꼭 해내야 하는건지.

 

이젠 한번도 안깨고 푹 잘 수 있을거야

 

이거 보고 정말 글 잘 쓴다고 생각했고 솔직히 좀 울컥하기도 했었네요

남은 시즌은 프런트일 좀 돕고 그런다는데, 인생의 다음 장도 멋있게 살아가길 응원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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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20-05-27 09:15:00

짜오갑 실력에 비해 관리도 못받고..(조원우 ㅂㄷㅂㄷ) 성실하고 좋은 인상 밖에 없네요
팀 어려울때 비장의 선발도 뛰고 포시 선발 경력도 있고 해볼건 다 해본 고생함

2020-05-27 09:24:32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2020-05-27 10:28:41

근래 2군 등판했던게 복귀전이 아니라 은퇴 전 마지막경기였네요 ㄷㄷ

2020-05-27 10:32:18

글 보면 사람 진국인 티가 팍팍남..
고생하셨습니다
제 2의 인생 멋지게 살길

2020-05-27 12:54:33

싸이시절 부터 글쓰는 거나 마인드나 정말 괜찮은 선수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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