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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구 3대 슈팅가드 : 조성민, 이광재, 강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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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at 2019-12-06 09:58:10

팀 전술, 동료들의 성향 등에 따라 포인트가드의 조력자가 되기도 하고, 팀의 주득점원이 되기도 하는 슈팅가드 포지션.. KBL에서는 180cm 후반에서 190cm 초반의 선수가 주로 담당을 하는데요.. 지금은 KCC 이정현이 이 포지션의 독보적인 넘버원으로서 자리하고 있지만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이 포지션에서 최강의 자리를 두고 3명의 선수가 자웅을 가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kt 조성민, 동부 이광재, KCC 강병현이었죠.

 

이 중에서 프로무대에 가장 먼저 입단한 것이 조성민인데 2006년에 KTF에 1라운드 8순위로 지명되었죠. 로터리 네 자리 중에 세 자리를 전정규-노경석-김학섭이 차지했을 정도로 인재풀이 없던 해였음에도 당시기준으로는 큰 장점 없는 단신포워드였기에 큰 메리트가 없던 선수였는데.. 그러나 입단 첫 해 수비에서 좋은모습을 보여서 꽤 중용을 받았죠. 당시 신인상을 LG 이현민이 받았고 2위가 조성민이었을겁니다.. 또 KTF의 포인트가드였던 신기성이 양동근에 워낙 약해서 챔프전에서는 조성민이 양동근을 대신 맡기도 햇었죠.

 

이듬 해에는 이광재가 1라운드 7순위로 동부에 입단을 하는데 직전 해와는 달리 김태술, 이동준, 양희종, 정영삼이 로터리를 먹은 인재풀이 꽤 좋은 해였습니다.. 더구나 이광재는 김태술, 양희종과 함께 연세대를 이끌던 선수였고.. 이동준도 연대였지만 모종의 사정으로 경기는 거의 뛰지를 못했죠. 아무튼 그렇게 동부에 입단한 이광재는 입단 첫 해부터 전창진 감독으로부터 주포 손규완의 후계자로 낙점, 많은 출전기회를 얻으며 성장하게 되죠.

 

여기에 그 이듬 해에 강병현이 전자랜드에 1라운드 4순위.. 로터리로 입단을 하는데 이 때 로터리가 상당히 풍성한 시즌이었죠. 강병현 앞으로 하승진-김민수-윤호영이 연달아 뽑혓으니.. 근데 당시 불운의 아이콘으로 유명했던 전자랜드는 어김없이 4순위에 당첨, 직전 해 입단한 정영삼과 포지션이 겹치는 강병현을 지명할 수 밖에 없었죠. 하필이면 로터리 4인방 아래로는 수준이 확 내려가는 상황이기도 했기 때문에..

 

그렇게 뽑았으니 일단 전자랜드는 둘의 공존을 시도했지만 실패.. 근데 마침 KCC에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는데 서장훈을 FA로 계약했는데 신인드래프트에서 허재 감독의 복코가 빛을 발하며 하승진을 지명하는 바람에 포지션 중복현상이 발생한 것.. 그런 이해관계가 맞아 서장훈과 강병현을 주축으로 한 대형트레이드가 이루어져 강병현은 1년차에 KCC로 옮겨가게 되죠. 전자랜드는 FA 때 최고액을 입찰했음에도 영입하지 못했던 서장훈을 끝내 품에 안았고..

 

여담으로 정영삼 역시도 악재가 없었다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만한 선수입니다. 전자랜드 암흑기 탈출의 시작이 바로 정영삼이라고 볼 수 있을정도인데.. 신인 첫 해부터 돌파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었고, 고감도의 슈팅능력까지 겸비해 여간 막기 까다로운 선수가 아니었죠. 결국 신인 2년차 때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까지 했는데 그러나 팀 성적때문에 경기에 뛸 상태가 아니었음에도 무리하다가 어깨부상이 크게 터지는 바람에.. 수술하고 하면서 군 복무 기간까지 해서 슬럼프가 꽤 길었죠. 제대 이후에는 기량을 많이 회복했지만 신인 때 국제대회에서 고란 드라기치마저 털어버리던 그 돌파력은 상당부분 상실해버린 후였고..

 

아무튼 그렇게 KBL에 자리를 잡게 된 세 선수.. 조성민은 1년 차인 2006/07시즌을 마치고 바로 상무에 입대합니다. 그 사이 이광재, 강병현은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고.. 그리고 조성민이 복귀한 2009/10시즌이 되어 세 선수가 나란히 만개를 하는데.. 조성민이 그 해 kt의 지휘봉을 잡은 전창진 감독의 집중지도를 받아 엄청난 스텝업을 이루어낸 것.. 원래 수비에서만 좀 강점있다고 여겨졌던 선수가 갑자기 고감도의 슈팅능력과 수준급의 2:2 공격능력 등을 장착하며 제대로 날개를 달았죠.

 

당시 전 감독이 유독 조성민에게만 엄청나게 혹독하기로 악명이 높았는데요.. 작전타임 중에도 조성민만 조그만한 실수에도 유독 심하게 갈구고.. 박상오는 본헤드플레이를 해도 한 마디 하고 말고.. 근데 그러한 지도방식이 통하면서 정상급의 슈팅가드가 된 것이죠. 또 전창진이 아무한테나 화 내는 것 같아도 사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수 있는 선수한테는 엄청 뭐라하고, 마음에 오래 담아두는 유형의 선수한테는 비교적 덜 엄하게 하는 편이라.. 박상오도 그렇고 장재석 데리고 있을 때도 장재석한테는 유독 천사표였죠..

 

여기에 이광재와 강병현 역시도 평균 30분 이상 소화하면서 10점 이상 기록하는 전천후 슈팅가드로 거듭나며 본격적인 트로이카를 이루기 시작했죠. 이광재는 공간을 귀신같이 찾아서 슈팅기회를 만들어 그 것을 어려운 자세에서도 정확하게 적중시키는 능력이 일품이었고, 강병현은 순수 슈팅능력은 조성민, 이광재보다 한 수 아래였지만 돌파와 보조리딩이 좋았고 또 사이즈가 193cm로 웬만한 스몰포워드 급인데다 스피드도 그렇게 느린 편은 아니어서 수비에도 강점이 있었죠. 더구나 당시 KCC의 포인트가드가 전태풍이었기 때문에 그 시너지가 더욱 대단했고..

 

그러다가 2010년에 이광재가, 2011년에는 강병현이 입대를 하며 각 2년 씩의 공백이 발생을 하였는데.. 그러나 이광재는 제대 후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몰락을 했죠. 제대 직후에 5라운드부터 활약했던 2011/12시즌에는 고감도 슈팅감각을 뽐내며 팀의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진출에 힘을 보탰습니다만.. 그 이후로 점점 이상징후가 보여지더니 그대로 추락을 거듭했죠.

 

반면 강병현은 2010/11시즌 커리어하이라고 할만한 시즌을 기록하고, 특히나 챔프전에서 위닝 쓰리런을 작렬시키며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뒤 입대, 제대 이후에도 그 다음시즌까지는 활약이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FA 김태술이 KCC로 가는 과정에서 싸인앤트레이드로 인삼공사로 넘어갔고, 그 이후로 점점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죠. 이 것은 아마 허리디스크 여파로 추측이 되는데.. 사실 KCC 마지막 시즌부터 허리가 아파 결장하는 경우가 있었고, 나이를 먹고 누적이 쌓여감에 따라 이 것이 점점 심해져 기량도 급속도로 내리막을 탄 것으로 팬들은 추정하고 있죠. 공교롭게도 2013/14시즌 중 김선형한테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얻어맞은 후에 하락세가 가속화되었기 때문에 그 영향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만..

 

그러는 사이 조성민은 2010/11시즌 정규리그 우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한 데 이어 네 시즌 연속으로 평균득점 13점 이상, 3점슛 성공률은 2010/11시즌과 2011/12시즌에 40%, 2012/13시즌과 2013/14시즌에는 무려 45%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조선의 3점슈터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는데.. 이 시기 조성민은 단순히 슛만 좋은 것이 아니라 팀에 포인트가드가 약하니 리딩도 하고, 제대로 된 스몰포워드가 사실상 오용준 하나 뿐이라 3번수비도 대신하고, 2:2 할 줄 아는 다른 국내선수가 없어 직접 용병데리고 2:2도 하고.. 여기에 상대의 집중견제와 비시즌 중 국가대표 차출까지.. 혹사가 대단했죠.

 

결국 조성민도 2014/15시즌부터 하락세가 찾아오는데.. 부상으로 시즌의 절반 가량을 날리기도 했고, 여러가지 기록도 곤두박질을 쳤죠. 당시 전창진 감독도 조성민 부담 줄일려고 전태풍도 트레이드로 데려오고, 이광재를 FA로 사오기도 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팀의 고질병이었던 높이의 약세를 해결할 수 없었기에 조성민의 부담을 지우기는 힘들었죠. 더구나 이광재는 이미 망가진 이후였고.. 여기에 강병현도 하락세를 타기 시작한 이 무렵이 3대 슈팅가드가 나란히 몰락하기 시작한 때이죠.

 

그리고 조성민은 2016/17시즌 중 충격의 트레이드까지 당하게 되는데요.. 당시 팀의 중심이 이재도로 옮겨갔고, 이재도와 조성민이 겹친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었기에 리빌딩을 위해 조성민을 쳐내고 1라운드 신인픽 한 장을 더 확보하는 선택을 한 것이었죠. 사실 결과론적으로 보면 김영환 받은 것만 해도 이득에 LG 픽으로는 허훈을 확보했으니 (1순위 허훈 - 2순위 양홍석이었지만 1순위만 있었으면 양홍석 지명했을거라는게 정설).. 그러나 조성민은 kt의 암흑기를 홀로 지탱한 프랜차이즈 스타이고, 또 FA 때 삼성이 더 많은 금액을 배팅할 것이 유력했음에도 팀의 프랜차이즈로 남고 싶다며 재계약을 했던 전력이 있기에 팬들의 상심은 당시로서는 엄청났고 좋은 결과로 나타난 지금도 팬들의 마음의 한 켠은 여전히 무겁죠.

 

그리고 세 선수.. 현 시점에서는 눈물겨울 정도로 전성기와는 거리가 먼 모습인데.. 그나마 이광재는 하락세가 빨리 찾아온 탓에 연봉도 빨리 깎였고, 지금은 1억원도 안되는 연봉 받으면서 친정팀 DB로 복귀해서 뛰는데 악착같은 수비 + 가끔 터지는 3점슛으로 연봉 대비해서는 그냥저냥 활약하고는 있습니다만..

 

반면 강병현과 조성민은 어쩌다보니 나란히 LG에서 뛰는데 두 선수 연봉이 합쳐서 6억 5천만원이 넘는데 (강병현 1억 6천만원, 조성민 5억원) 오히려 없는게 나을 수준의 모습입니다.. 강병현은 이미 2년여 전부터 무장점 선수가 되어버리기는 했는데 올 시즌은 현주엽 감독의 무전술 덕에 그 것이 더욱 돋보이는 상황이고.. 조성민도 노쇠화와 부상여파로 전성기 때도 약점으로 꼽히던 스피드가 더욱 느려졌기 때문에 슛이나 2:2 능력을 살려줄만한 패턴이 있어야 써먹는데 메이스 몰빵의 현주엽 감독한테 그런걸 기대하기가 어려우니.. 요즘은 오픈찬스에서 쏘는 슛도 잘 안들어가는 지경에 이르렀죠.

 

아무튼 이 3인방은 이제 완전히 저무는 별이 되어버렸고.. 그리하여 현 KBL 최고의 슈팅가드는 단연 이정현 원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발군의 득점력에 마음먹으면 보조리딩도 잘 하고 리그 내 동포지션 대비 높이와 힘이 상당히 좋기 때문에 공수 모두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갖추었죠. 그나마 스피드가 약점이기는 한데 최소한 리그 내에서는 부각되는 단점은 아니고.. 국제무대 나가면 스피드때문에 발목 잡힐 때가 있습니다만.. 올 시즌 이관희가 반짝대항마로 떠오르고는 있지만 누적이나 임펙트나 아직 비교할 바는 아니고.. 그나마 허웅이 있기는 한데 또 순수 2번은 아니고 듀얼가드에 가까운 선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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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019-01-07 15:36:29

조성민은 슈팅능력이 리그 최고급이여서 이렇게 빨리 몰락할 줄 몰랐는데... 당시 트레이드 극구 반대하면서 (속으로)쌍욕했는데 사실 KT가 많이 이득인 상황이 돼서 다행이긴하지만 조성민한테 짠한 감정은 못할수록 더해지네요 ㅠ.ㅜ

2019-01-07 16:40:38

장판 팬이라 강병현 참 좋아했는데 요새 하는거 보면 어떻게 이렇게 못하는지

2019-01-07 17:05:00

강뱅 터프샷도 참 보는 맛 있었는데 ㅠㅠ

2019-01-07 18:06:32

영삼이형이 강병현이나 이광재에 안쳐진다고 생각할랍니다 ㅠㅠ

2019-01-07 18:36:02

이광재가 돌파 리딩 슛 전부 어느정도해서 상대팀입장에서 진짜 짜증나는 선수였는데 몰락이 너무 빨리왔죠

2019-01-07 19:00:13

김태술이 그렇게 못할줄도 몰랐지만.... 김태술 데려오면서 강병현을 보낼때 아니 저 장판X들은 이상민에 이어서 그냥 선수를 소모품으로 보는구나 했는데 그 강병현도 그렇게 못할줄은 몰랐네요... 결국 답은 이정현으로...

OP
2019-01-07 21:00:45

강병현은 결국 그 다재다능함이 부상여파로 어중간함으로 바뀌면서 몰락한 케이스로 볼 수 있을 것 같고.. 올 시즌에 LG가 스몰포워드가 없기 때문에 강병현, 유병훈, 정창영 등 장신가드들 돌러가면서 3번 포지션 매꾸려고 했던 것 같은데 완전 실패했죠.. 조성민은 혹사여파로 볼 수 있겠고.. 사실 2013년에 문태종 영입전을 kt가 이겼으면 kt 구단의 운명도 그렇고 조성민 개인의 운명도 바뀌었지 않을까 싶은데 스포츠에 만약은 없으니.. 반면 이광재가 급속도로 무너진 것은 미스테리죠. 부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강병현만큼 선수생활에 치명적인 것도 아니었고, 동부산성이라는 엄청난 보호막이 있었기에 딱히 혹사를 당할 일도 없었는데..

2019-01-07 21:25:52

광재형 상무에서 복귀할 때 까지만 해도 동부가 드디어 완전체다! 했는데... 슛폼이나 메커니즘이 무너진것도 아닌데 몇년동안 잘 들어가던 슛이 그렇게 안들어가는거보고 정말 신기했네요

2019-01-07 23:14:15

강병현은 전성기에 오른 시점부터 건강을 잃은게 크죠. 특히 그 지점이 다른 부위도 아니고 허리라는게.. 기본적인 신체조건과 재능이 아녔다면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영위하는것도 쉽지 않았을거라 봅니다. 이광재는 애초 볼핸들링이나 직접적인 돌파에 능했던 선수도 아니였고 결국 김주성이라는 우산 속에 슛에 특화되어 있는 선수였는데, 말씀하신 11/12 챔결 이후 부상 등을 겪으면서 그 슛 밸런스를 완전히 잃으면서 무장점의 존재가 되버렸죠. 게다가 보호막으로 언급하신 김주성은 11/12시즌 즈음부터는 클라스는 보여줬지만 이미 전성기는 지난 상태인데다, 윤호영 역시 MVP 이후 군입대와 부상으로 하이클라스를 유지하지 못하면서 (팀도 강동희 사건부터 김영만 부임 전까지 굉장히 어수선했고), 스스로 기회를 창출하는 스타일이 아닌 이광재는 앞선 이유로 기량까지 잃으면서 아무것도 할 게 없었죠. 암튼 강병현이나 이광재나 윤호영이나 상무 전역 후 결과적으로 많은걸 잃지 않았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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