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이 호날두를 내보낸 것까진 허용범위 안이죠
사실 이건 호날두를 데리고 있던 레알 마드리드와 메시를 보유하고 있던 바르셀로나가 지난 수년간 공통적으로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포스트 호날두, 포스트 메시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느냐. 클럽 수뇌부들은 바보가 아니라서 이 둘이 전성기를 구가할 때부터 실제로 이 밑바탕을 그려왔습니다.
그것의 밑그림으로 레알 마드리드는 베일,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를 영입한거죠. 문제라면 메날두가 생각보다 훨씬 정점을 오래 유지했고, 베일과 네이마르는 그 수준에 다가서는 것조차 어려워 보였으며 결국 그 둘보다 먼저 이적을 선택했다는 점. 물론 네이마르는 본인 발로 야망을 찾아 떠났고, 베일은 기량 자체가 망가졌다는 차이점이 있지만요.
이 상황에서 두 클럽이 선택한 차선책이 달랐습니다. 바르셀로나는 메시의 시대가 끝나기전 뽑아먹을 대로 뽑아먹는걸로 기조를 바꿨고, 메시를 적극적으로 보조해줄 수 있는 선수 위주로 스쿼드를 구성했습니다. 이건 결국 메시에게 과부하만 일으키고 스쿼드 구성이 비대칭적으로 꾸려짐과 동시에 장기 비전을 만들어내야할 회장단이 내부 정치적인 문제를 일으키며 사임하는 바람에 완벽한 실패로 결론지어져가는 상황이지만요.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비니시우스나 호드리구 같은 훨씬 어린 슈퍼탤런트를 영입하면서 호날두에 대한 기조를 강경하게 유지하는 걸로 노선을 택했습니다. 결국 불화를 일으키며 호날두가 팀을 떠날 것 같자 중간골짜기를 메꾸기 위해 부활의 낌새?를 보이던 베일의 재계약을 택했고, 그게 망하자 재차 영입된게 아자르죠.
시간이 지나고 기량을 까보니까 이제야 답을 내릴 수 있는거지만 레알 마드리드가 2-3년 정도 호날두를 더 데리고 있는게 베스트였습니다. 근데 이건 타임머신을 타고 보고오지 않는 이상 모르는 거고 레알 마드리드 입장에서 익절이라고 타이밍을 잡는 것도 나쁘진 않았어요. 나름대로 대비책을 안 세워둔 것도 아니었기에...
문제는 그게 다 드라마틱하게 망했다는 점. 베일은 말할 것도 없고, 아자르는 그 이상이 되어버렸고, 비니시우스와 호드리구의 성장은 계속해서 정체되고 있으며 리그 우승컵은 한번 따냈다지만 안정적이고 수준 높은 전력을 구축하는데에는 완벽히 실패했습니다. 아직도 에이스가 라모스, 벤제마라는게 말 다 한거죠. 호날두 공백 해결은 커녕 당장 라모스도 제대로 대체가 안되고 있으니..
방향성이 아무리 좋아도 결과물이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은 여러 스포츠 사례에서 많이들 찾아볼 수 있는거니깐 이걸 멍청한 행보였다고 결론 짓는건 무리겠지만, 어쨌든 레알 마드리드가 방향성을 틀어야하는 것은 불가항력입니다. 그 방항은 역시나 음바페나 홀란드가 될 가능성이 크겠고요.
그리고 그것에 대한 물밑작업 역시 지난 몇년간 페레즈가 해온거니까... 지난 2-3년 간의 레알 마드리드는 생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물이 아이쿠... 정도로 요약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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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르 망하는건 진짜 누구도 예상 못 했을 듯ㅋㅋ 요비치야 그럴 수도 있다지만 저게 진짜 타격이 엄청나죠